올 하반기 국내 대학이 우즈베키스탄, 베트남 등 해외 국가에 최초로 진출한다. 한 학교당 학생을 최대 수백명 모집할 계획이다. 교육 한류의 중요한 시작점이 될 전망이다.
교육부는 26일 고등교육법에 따라 '외국대학의 국내대학 도입 과정'을 신청한 일반대학 3곳와 전문대 2곳을 평가 중이라고 밝혔다.
현지 학생 수백명이 하반기부터 외국에서 정식으로 한국 대학의 교육을 받는다. 교육부 승인을 받은 대학은 2학기부터 외국에서 학생을 모집, 학과를 운영한다. 현재 심사를 받고 있는 5개 대학이 신청한 학생 정원은 수십명에서 수백명 사이다. 1개에서 3개 학과를 신청했다.
이들 대학이 요청한 국가는 우즈베키스탄, 베트남이다. 이들 대학은 현지 대학과 건물 사용 승인 등 협약을 체결했으며 2학기 수업을 위한 준비를 마친 상태다.
가령 교육부 승인을 받은 한국 대학은 우즈벡 대학에 국문학과를 개설할 수 있다. 현지 졸업생은 한국과 우즈벡 대학 졸업장을 동시에 받을 수 있다.
우리 대학의 해외 진출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존에는 해외 분교와 캠퍼스 설립을 통해 대학이 해외에 진출할 수 있었다. 하지만 정원 문제와 학교 설립이라는 재정 부담 등으로 국내 대학 한곳도 정식으로 해외 분교와 캠퍼스를 설립한 적이 없다.
'외국대학의 국내대학 도입 과정'은 이러한 부담 없이 해외에 진출할 길을 열어준다. 외국대학에서 한국 대학의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학위를 수여할 수 있다.
한국 대학 측면에서는 물리적인 시설을 설립할 필요가 없다. 교육과정과 강사진만 갖추면 된다. 대학의 재정 부담이 적다.
고등교육 기관 평가 인증을 받은 대학이 교육부에 신청하면 심사를 거쳐 교육부 장관 승인을 받은 대학이 참여 가능하다. 해외 대학 학생이 수강하면 교육과정을 제공한 한국 대학에서 취득한 학점으로 인정받는다. 각 학기별로 개설된 전체 전공 교과목 학점 수의 4분의 1 이상은 반드시 해당 국내대학 전임교원이 직접 담당해야 한다. 승인을 받은 대학은 최대 5년 간 교육과정 운영이 가능하다.
'학령인구 감소'와 '등록금 동결'이라는 이중고를 겪는 대학 입장에서 해외 진출은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좋은 방안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생수 감소라는 위기를 맞고 있는 대학은 외국대학의 국내대학 도입 과정을 통해 하나의 활로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즈벡은 교육 한류를 위한 좋은 시장으로 꼽힌다. 아직 제대로 된 교육 시스템이 확립되지 않아 한국식 교육에 대한 수요가 높다. 문재인 대통령도 올해 4월 우즈벡을 방문해 대학 해외 진출의 분교 활성화를 위한 지원 등을 약속했다.
대학이 교육의 질이 아닌 이익추구에만 집중하는 것은 방지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교육의 질이 떨어지면 교육 한류에 대한 역풍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김홍길 경남정보대 교수는 “강의의 질이 부족한 상태로 해외에 진출하면 교육한류 역풍을 맞을 수 있다”며 “대학은 이익 추구 보다 교육의 질을 높이는 것을 우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