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정부출연연구소 가운데는 첨단산업, 융합산업과 연계해 다양한 창의·원천기술을 연구하는 곳이 많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한국생산기술연구원(KITECH), 한국기계연구원(KIMM), 기계연 부설 재료연구소(KIMS) 등이다.
이들 출연연은 그동안 해외 선진 기술을 국산화하는데 초점을 맞추면서 눈에 보이는 성과를 많이 일궈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출연연 역할과 책임(R&R) 재정립을 추진하면서 향후 행보가 가장 주목되는 곳이기도 하다.
새로운 R&R 방향도 국민이 관심을 끌만한 혁신 연구 내용을 담는 것으로 모아지고 있다. 메가트랜드인 4차 산업혁명 분야에서 위험은 크지만 반향 역시 거대한 '하이리스크 휴즈 임팩트(High Risk Huge Impact)' 분야로 연구를 집중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충분한 예산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점이 문제다. 거대분야 연구를 외부 과제를 따서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정부에서 출연금을 안정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점이 선결 과제다.
이들 기관 운영은 정부 정책에 따라 좌우되는 부분이 커 단순히 출연연에만 맡겨서는 안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오랜 기간 출연연에 몸담아온 한 고위관계자는 “출연연 R&R 방향은 명확하다”면서 “출연연 설립 초기는 국내 산업을 일으켜야 하는 상황이라 선진 기술을 배우는 국산화에 치중했고, 2000년대 들어서는 산업 활성화에 맞춰 성장에 필요한 상용화 기술을 개발하는데 초점을 맞췄다면 앞으로는 전에 없던 새로운 기술을 발명해 세계를 선도해 나가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추진하는 출연연 R&R 재정립 작업을 보다 수월하게 풀어나가기 위해서는 정부가 먼저 이를 현실화 할 수 있는 정책 방향을 정해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첨단·융합 분야 출연연도 저마다 출연금 규모가 다르고 그동안 수행해 온 역할이 달라 모두에게 동일한 처방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새로운 R&R에 맞춘 수입구조 포트폴리오 계획도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
가장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곳은 ETRI다. ETRI는 현재 전체 예산의 85% 가까운 자금을 외부과제를 따 해결하고 있는 상태라 이를 한꺼번에 출연금으로 전환하기란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다. 우선은 출연금 비중을 40% 이상으로 높이는 것으로 수입구조 포트폴리오를 구상하고 있지만 실행 계획 마련이 쉽지 않아 아직 계획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표>KIST·KISTI·ETRI R&R 상위역할과 주요역할
<표> 기관 수입구조 포트폴리오에 따른 출연금 희망 비중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