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태의 유니콘기업 이야기]<61>중국 인공지능 굴기의 대명사 '센스타임'

유니콘기업 가운데 인공지능(AI) 분야는 30개가 넘는다. 센스타임은 중국의 AI 굴기 대명사다. 기업 가치가 약 5조4000억원으로 평가되고 있다.

2014년 홍콩중문대의 탕샤오어우 정보공학과 교수와 같은 대학에서 전산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은 쉬리가 창업한 회사다. 탕 교수는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마이크로소프트(MS)에서 일한 바 있고, 쉬 대표는 중문대에서 박사 학위 취득 후 레노바에서 현장 경험을 한 AI 전문가다.

센스타임은 탕 교수가 중문대 내에 설립한 멀티미디어랩을 기반으로 탄생한 기업이다. 이 랩은 2016년 엔비디아가 선정한 '톱10 AI랩'에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선정된 곳이다. 중문대와 센스타임 학자는 컴퓨터 비전 관련 논문을 400여편 발표했다. MS 다음으로 가장 많은 논문을 발표했다. 2014년 페이스북에 앞서 안면 인식 정확도가 인간의 눈을 초월하는 알고리즘 '딥ID'를 발표, 세상을 놀라게 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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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스타임은 뿌리부터 철저하게 대학 연구 능력을 활용해서 성장하고 있는 회사다. 많은 대학과 협력, 연구 능력을 확대하고 있다. 중문대는 물론 중국 칭화대·베이징대·상하이교통대·푸단대·저장대, 미국 MIT, 호주 시드니대, 싱가포르 난양기술대 등 많은 해외 대학과 협력하고 있다. 한 조사에 따르면 센스타임은 최첨단 AI 연구를 위한 막대한 전산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약 5400만개의 그래픽중앙장치(GPU)를 12개 GPU 클러스터 아래에 운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센스타임이 AI 분야에서 경쟁자보다 앞서 나가는 것은 방대한 중국의 데이터 경쟁력 덕분이다. 센스타임은 중국 정부의 전폭 지지로 다른 나라에서 활용하기 어려운 14억 중국 국민의 방대한 개인 정보를 활용해서 학습시키는 방법으로 경쟁우위를 선점하고 있다. 즉 원천 기술은 미국 회사에 의해 돌파구가 마련되지만 AI 알고리즘의 우수성은 실제 데이터에 의한 학습 능력에 따라 좌우된다. 이 때문에 중국은 학습 능력 중심으로 AI 경쟁에 나서고 있다고 봐야 한다. 센스타임은 중국 기술 굴기 '2050'의 핵심 회사 가운데 하나다.

현재 센스타임은 중국에서 가장 큰 AI 플랫폼 회사다. 구글, MS 등과 함께 세계 5대 AI 플랫폼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러한 성공으로 2017년 시리즈B 투자로 4억1000만달러, 2018년 시리즈C 투자로 6억달러에 이어 다시 6억2000만달러를 각각 받았다. 데이터와 풍부한 자금력으로 센스타임은 내년 매출 목표를 3억달러로 잡고 있다.

센스타임은 안면 인식과 패턴 인식에서 우수한 기술력을 인정받아 특화된 AI를 스마트시티, 스마트폰, 온라인 엔터테인먼트, 금융, 자동차, 교육, 유통, 부동산 등에 적용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현재 700여 고객사에 제공하고 있다. 주요 고객으로는 MIT, 퀄컴, 엔비디아, 혼다, 알리바바, 서닝, 차이나모바일, 유니온페이, 완다, 화웨이, 샤오미, 비보, 웨이보 등이 있다. 센싱 기술을 활용해 운전자의 졸음 운전 등을 감지하는 등 자율주행 연구 시설을 일본에 설립하고, 의료분야 연구 시설을 미국 뉴저지에 개설했다. 말레이시아에는 1조원 규모의 AI 리서치파크를 설립하는 데도 합류하는 등 글로벌 확장에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센스타임은 우수한 대학 연구 능력이 첨단 기술 기반의 유니콘기업 창업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 준다. 동시에 AI 경쟁에서 데이터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의 산·관 협력 관계의 막강한 힘도 확인할 수 있다. 차별화된 전략 없이 AI 구호만 요란한 우리나라 현실을 다시 바라보게 하는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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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태 KAIST 교수 btlee@business.kaist.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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