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한국수자원공사는 상수도, 한국환경공단은 하수도 분야를 전담한다. 물 이용과 오염관리가 혼재하는 지하수 업무 등은 기관별 고유목적에 따라 나눈다.
환경부는 물 관리 중복기능을 해소하기 위해 물 분야 공공기관인 수자원공사와 환경공단의 기능을 조정했다고 25일 밝혔다. 두 기관은 26일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기능 조정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는다.
국토교통부와 환경부로 이원화됐던 물 관리를 환경부로 일원화하는 내용의 '물관리기본법' 시행으로 산하기관 간 업무·기능 중복 문제가 대두됐다.
두 기관은 상수도 분야에서 정책 지원, 정수장 기술 진단, 지방 상수도 설치·운영 등 비슷한 업무를 했다. 하수도 분야에서는 시설 설치·운영, 기술 진단, 재이용시설 설치·운영 등이 중복된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환경부는 기관별 설립 목적에 따른 고유 영역을 고려해 수자원공사는 물 이용·공급(상수도), 환경공단은 오염관리(하수도)를 전담하도록 했다. 수자원공사는 그간 분산된 광역·지방상수도를 통합해 유역 기반의 용수공급체계를 구축하고 모든 국민이 골고루 수돗물 혜택을 받는데 핵심 역할을 맡는다.
오염관리의 하수도 부문은 환경공단이 전담한다. 환경공단은 유역 단위의 통합 하수관리체계를 구축하고 국민 안전 및 생활 밀착형 하수도사업을 확대한다. 하수도에서 파생되는 하수 재이용 분야도 환경공단이 주관하되 재이용수가 생·공용수로 활용되는 경우 수자원공사와 협업한다.
환경부는 지하수와 물 산업, 수질·물 순화 분야는 두 기관이 긴밀히 협업하도록 했다. 물 이용과 오염관리가 혼재하는 지하수는 양 기관이 기관별 고유목적에 따라 합리적으로 업무를 분담한다. 수자원공사가 지하수의 이용·개발 및 전반적인 현황을 조사하고 정보시스템과 관측망·측정망을 통합 운영한다. 환경공단은 토양 오염관리와 연계해 지하수 오염을 관리하고 오염 우심 지역에 대한 정밀조사 및 측정망 운영을 담당한다.
물산업 분야는 추후 역할을 분담하기로 했다. 국내 유일의 물산업 집적지인 '국가 물산업 클러스터'는 환경공단이 운영을 총괄한다. 수자원공사는 공공 수요는 있으나 준정부기관의 특성으로 인해 환경공단의 참여가 어려운 민간 투자사업에 참여할 수 있다.
환경부는 양 기관 간 기능 조정이 원활히 이뤄지도록 물통합정책국장을 단장으로 하는 '통합물관리 협업추진단'을 구성·운영할 계획이다.
추진단은 분야별 세부 이행계획을 마련하고 조정안에 따라 법령 개정과 제도 개선, 예산·조직 이관 등 후속 조치를 이행한다.
서영태 환경부 혁신행정담당관은 “기능 조정으로 상수도 통합 운영에 따른 재정 절감 효과가 30년간 1조 원에 이를 것”이라며 “지방 상수도 현대화 사업으로 연간 1억6000만톤의 깨끗한 수돗물을 추가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함봉균 정책(세종) 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