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과학기술 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을 국가, 지역, 국제 연구개발(R&D) 플랫폼으로 격상시킨다. 외부 R&D 수요가 발생했을 때 대응하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국가·국제·지역 R&D 협력 거점 중심으로 범 출연연 체계를 갖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과기 분야 25개 출연연의 R&D 플랫폼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23일 “출연연의 R&D 플랫폼 기능, 역할을 강조해 왔지만 선언 수준에 그쳤다”면서 “실제 다양한 형태로 구현하는 작업을 전개한다”고 밝혔다. 예산과 조직을 확보해 기능을 뒷받침한다는 구상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R&D 플랫폼은 크게 국가, 국제, 지역에서 발생하는 R&D 수요에 대응하는 범 출연연 체계다. 출연연은 올해 역할·의무(R&R) 재정립 작업을 했다. △국민생활·안전기술 △D.N.A 원천기술 △과학기술 인프라·서비스 △지속가능사회 구현 △거대과학·사회기반 기술 △지역발전 특화기술 △남북 과학기술 교류 협력 △미래 산업 핵심 기술 등 8대 역할을 상정했다.
과기정통부는 출연연이 R&R 기반으로 국가, 지역, 국제사회에서 과학기술 혁신 플랫폼으로 정착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한다.
'국가 R&D플랫폼'은 바이오·소재·국방 분야 등 국가 성장 동력 발굴, 미세먼지 문제 해결 등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 창출을 주도한다. 최근 구성하고 있는 출연연 연구협의체 중심으로 각 기관이 보유한 역량을 결집시키고, 연계·협력 프로그램을 기획 수행한다.
'국제 R&D 플랫폼'은 신북방·신남방 국가의 해외 연구 거점 역할을 한다. 해외 연구자가 R&D 노하우를 배우고, 공간·장비 등을 사용하는 연구 기지로 활용한다. 선진국과는 글로벌 이슈 대응에서 협력 공간으로 활용한다. 현재도 일부 출연연이 역할을 수행하지만 최근 베트남 등 해외 R&D 협력 요구가 늘면서 범 출연연 구조로 대응력을 높인다.
'지역 R&D 플랫폼'은 전국의 출연연 분원을 활용한다. 연구 클러스터를 꾸려서 지역에 필요한 R&D 기획부터 성과 창출까지 전 과정을 주도한다. 지역과 중소기업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기술을 개발하고, 지역 사회 문제 해결에 초점을 맞춘다.
이창윤 과기정통부 과학기술일자리혁신관은 “대덕연구단지에 25개 출연연이 위치한 것은 연구 성과, 시설 집적 차원에서 상당한 경쟁력”이라면서 “이는 곧 다양한 외부 R&D 수요와 원활한 연계가 가능하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 혁신관은 “세부 구현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면서 “내년도 예산에 포함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호 정책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