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중국 최고지도자로는 14년 만에 20일 북한을 국빈 방문했다.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교착 상태인 상황에서 시진핑 주석이 북미대화 재개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시진핑 주석은 이날 오전 11시 40분경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했다. 공항에서 환영의식을 시작으로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중국 관영매체에 따르면 시 주석은 김 위원장과 오찬 후 정상회담을 한 뒤 저녁에는 환영 만찬 참석과 북한 집단체조 관람 등의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시 주석의 북한 방문길에는 부인 펑리위안 여사, 딩쉐샹 공산당 중앙판공청 주임, 양제츠 외교담당 정치국원,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허리펑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주임 등이 함께 했다. 시 주석의 북한 방문은 중국 최고지도자로는 2005년 10월 당시 후진타오 전 주석 이후 처음이다.
시 주석은 방문 기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북중 관계, 한반도 문제 등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월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 이후 교착상태에 빠진 북미 핵 협상의 재개 방안도 협의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북중정상회담이 한반도 비핵화 협상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예의주시했다. 앞서 한반도 비핵화 협상의 주요 국면마다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시 주석의 방북은 그에 대한 답방 성격인 동시에 비핵화 협상의 주요 분기점이 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청와대는 김 위원장을 다시 북미대화 테이블로 복귀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시 주석의 북한 방문이 한반도 문제의 평화적 해결에 기여할 것으로 보고 이의 조기 실현을 위해 중국 정부와 긴밀히 협의해 왔다”며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변수는 미중 무역 갈등다. 중국이 한반도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 대북 영향력을 지렛대로 삼아 미국과의 협상에 활용할 가능성도 있다. 복잡한 방정식에서 중국이 어떤 시나리오로 실마리를 풀어나갈지가 관건이다. 다음주 일본에서 열리는 G20(주요20개국) 정상회의에서 연쇄 정상회담이 이어지는 만큼 중요한 협상카드로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중정상회담은 문재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4차 남북정상회담 조기 개최 여부와도 연계된다. 사실상 이번 주말을 포함해 다음주 일본 순방 직전까지가 남북정상회담 개최가 가능한 유효 기간이다. 북중회담이 김 위원장 결심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관측된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