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스마트TV 고객에게 정기 바이러스 검사를 권고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졌다. 악성 소프트웨어 공격에 대비하라는 것인데, 왜 갑자기 보안 권고를 내놓았는지를 두고 의문이 제기됐다.
삼성은 미국고객지원 트위터 계정에서 정기적인 바이러스 검사를 권고하면서 내장형 바이러스 검사를 실행하는 방법을 설명했다. 해당 트윗에는 이를 위한 교육용 비디오도 첨부했다.
스마트TV에 내장된 바이러스 검사를 실행하기 위해서는 최소 12개의 리모컨 버튼을 눌러야 한다. 해당 트윗은 짧은 시간 게재된 뒤 삭제됐다.
삼성은 갑자기 왜 이번 보안 권고를 내놓았을까. 최근 들어 삼성 스마트TV에 어떤 보안 취약점이 발견됐다는 보고는 없었다.
삼성은 지난 2015년 고객들에게 화면 앞에서 개인정보를 언급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2017년 위키리크스는 미국 중앙정보국(CIA)가 '위핑 엔젤(Weeping Angel)'이라는 악성코드를 이용해 삼성의 스마트TV를 도청 장치로 사용했다고 폭로한 적이 있다.
영국 BBC는 “삼성에 특정한 위협에 있어서 경고한 것이냐고 물었더니 삼성은 '사용자 교육을 위한 게시물'이라고 답변했다”고 말했다. 삼성은 트윗을 삭제했지만 19초짜리 이 동영상은 20만번 이상 재생됐다.
삼성의 최신 스마트TV는 자체 운영체계(OS) 타이젠을 이용하며 이 중 일부에는 바이러스를 막는 보안 기능이 탑재돼 있다.
미국 IT 매체 '더버지'는 바이러스 검사 실행까지 필요한 번거로운 절차가 오히려 스마트TV를 멀리하게 한다며 “궁금한 점은 삼성이 왜 이 과정을 자동화하지 않느냐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미국 IT 매체 '엔가젯'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노트북과 휴대폰의 검사를 게을리 하는 상황에서, 고객들에게 몇 주마다 TV를 검사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무리”라면서 “스마트 TV가 너무 취약할 수 있기 때문에 사용자는 자주 업데이트를 필요로 하다는 뜻이고 삼성은 자동 검사를 실행하기 보다는 사용자들에게 그 책임을 전가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지혜기자 jihye@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