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녹내장수술 후 수술 효과를 떨어뜨리는 섬유화 원인을 규명했다. 녹내장 치료 효과를 높이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건양의대 김안과병원(원장 김용란)은 황영훈 녹내장센터 교수와 명곡안연구소 이준행 교수팀이 기존 녹내장수술 한계를 해소하는 치료 방법을 제시했다고 17일 밝혔다. 관련 연구는 '사람 눈의 결막하 섬유화는 마이크로 RNA 143/145 발현에 의해서 조절된다'는 논문에 담겼다.
녹내장수술은 눈 속에 있는 방수라는 물이 결막 아래 공간으로 지나가게 길을 만들어주는 원리를 이용한다. 시간이 흐르면서 섬유화에 의해 만들어둔 물길이 다시 막히는 문제가 있다. 이를 막기 위해 여러 약물을 사용하지만 효과가 떨어진다.
황 교수팀은 기존 녹내장 수술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마이크로 RNA를 이용해 섬유화를 억제하는 치료법을 발견했다. 마이크로 RNA는 생물체 세포 속에 있는 유전자다. 세포가 증식하고 분화하는데 핵심 역할을 한다.
연구진은 사람 눈 섬유화 과정에도 마이크로 RNA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가정하고, 녹내장수술 부위 섬유화에 큰 영향을 주는 테논낭섬유아세포를 대상으로 실험했다. 특히 여러 종유 마이크로 RNA 중에서도 143/145가 녹내장수술 부위 섬유화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실제 마이크로 RNA를 조절해 섬유화 세포 증식을 유도하거나 억제하는 것을 관찰했다.
결국 녹내장수술 후 수술부위에 마이크로 RNA 143/145 발현을 억제하면 정상적인 상처 치류에 관여하는 다른 세포에 영향을 적게 주면서 수술 효과를 떨어뜨리는 섬유화만 선택적으로 억제했다.
황영훈 교수는 “마이크로 RNA 143/145를 이용한 녹내장수술 섬유화 조절은 이번 연구가 세계 최초”라면서 “섬유화 조절이 가능해진다면 기존 녹내장수술 성공률을 높이고 부작용을 줄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지난 달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I) 학술지인 '미국 안과연구 및 시과학 학회지'에 발표됐다.
정용철 의료/바이오 전문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