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에어 노동조합이 한진가(家) 3세인 조현민 한진칼 전무 겸 정석기업 부사장의 경영 복귀를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특히 조현민 전무는 지난해부터 가해지는 정부의 경영 제재의 가장 큰 원인인데, 무책임한 처사라는 것이다. 또 진에어 최대 주주인 한진칼로 복귀해 우회적으로 경영에 관여할 수 있다는 것도 지적했다.
진에어 노조는 11일 성명서를 통해 “조현민의 한진칼 경영 복귀를 접하며 진에어 노조와 2000여 직원들은 하늘이 무너지는 참담한 심정”이라며 “복귀를 즉각 철회하고 총수일가는 진에어 직원들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하라”고 밝혔다.
노조 측은 조 전무가 지난해 '물컵 갑질'과 '외국인 등기이사' 문제로 진에어의 항공운송면허 취소 위기를 겪게 한 장본인이라고 강조했다. 진에어는 국토부 제재해소를 위해 한진그룹 계열사 임원의 결재 배제, 사외이사 권한 강화 등 경영문화 개선 작업을 진행했다. 현재 진에어는 국토부의 결정을 기다리는 상황이다.
노조는 “지난해 여름 진에어 전 직원이 면허 취소를 막기 위해 노력했지만, 국토교통부의 강력한 제재가 1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어두운 터널을 지나 희망의 불빛이 조금씩 보이며 앞으로의 미래를 꿈꾸고 있는 중요한 시기에 진에어 사태의 장본인이 지주사 한진칼의 임원으로 복귀한 것은 진에어 전 직원의 희망을 처참히 짓밟는 끔찍한 처사”라고 밝혔다.
노조 측은 조 전무의 경영 복귀에 대해 한진그룹 총수 일가의 사익만을 위한 무책임한 태도라고 지적했다. 노조는 “진에어가 제재 고통을 받고 있는 궁극적인 이유는 외국인 조 전무의 등기이사 재직과 총수일가의 갑질”이라며 “조원태 회장도 IATA 연차총회 기자회견에서 국토부 의견을 기다라고 있다고 밝혔는데, 동생을 지주사 임원으로 복귀시킨 것은 진에어 직원 뿐 아니라 온 국민이 납득할 수 없다”고 했다.
노조는 조 전무가 한진칼로 복귀해 진에어를 사실상 지배하겠다는 뜻이라고 주장했다. 한진칼은 진에어 지분 60%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노조는 “조현민은 회사와 직원들을 이 지경으로 만들어 놓고 일언반구의 사과도 없이 17억의 퇴직금을 챙겨 나간 무책임하고 부도덕한 경영자”라며 “외국인 신분으로서 진에어의 직접 경영의 길이 막히자, 우회적으로 진에어를 소유하겠다는 의도”라고 말했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