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기자칼럼]'금사과'에 쏠리는 눈

올 하반기 애플이 골드만삭스와 손잡고 '애플카드'를 출시한다. 애플카드 출시 소식에 전 세계가 향후 지불결제 시장에 어떤 변화가 생길지 주목한다.

특히 전혀 다른 사업을 해왔던 애플과 골드만삭스의 컬래버에 주목한다. 일각에서는 두 기업의 컬래버를 '금사과'에 빗댄다.

사실 애플카드는 기존 모바일 기반 결제 시스템을 정면 역행하는 플랫폼이다. 시장에서 금사과가 될지 독사과가 될지 의견도 분분하다.

하지만 두 기업의 컬래버는 수수료 전면 면제, 데일리 캐시백, 소비 활동관리 등 강력한 서비스를 탑재하며 애플카드를 단순한 결제 수단이 아닌 '디지털 자산관리 도구'로 고도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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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카드 디자인(왼쪽)과 아이폰 월렛 앱 연동 장면(자료-애플)

애플카드는 기존 신용카드와 달리 카드번호, 유효기간 등 결제 정보를 일체 담지 않는다. 또 아이폰 월랫 앱 상의 디지털 애플카드와 연동된다.

애플카드는 이 월렛 앱을 통해 사용자 지출 등을 자동 트래킹해 영역별로 거래를 분류하고, 주간·월간 지출 요약 보고서를 소비자에게 제공한다.

이는 중요한 의미를 내포한다. 기존 플라스틱 카드에 익숙한 소비자를 유입하면서도 디지털 기능을 자산관리까지 확대해 두마리 토끼를 다 잡겠다는 전략적 포석이다.

애플과 골드만삭스라는 IT와 금융산업 간 강력한 파트너십이 도출한 전략이다. 카드산업에 일대 혁신을 가져올지 올 하반기 실험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부정적 여론도 있다. 기존 카드 플랫폼을 뛰어넘기에는 두 기업이 내놓은 서비스가 과연 통할지 의문스럽다는 것이다.

하지만 애플과 골드만삭스의 영역 허물기 컬래버로 향후 이 같은 이종산업 간 융합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또 하나의 숨은 전략이 숨어있다. 애플카드 발급은 골드만삭스 소매금융부문 인터넷전문은행 '마커스(Marcus)'가 발급사로 참여한다는 점이다. 마스터카드 결제망을 사용한다.

발급과 연회비를 전면 면제하고 카드사용 시 해외결제, 연체, 한도초과 수수료가 발생하지 않는다. 특히 연체 시 이자율에 따라 이자만 발생하게 되며 경쟁사보다 낮은 금리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소비자 친화형 수수료 정책을 표방했다. 여기에 애플페이를 이용해 카드로 결제하면 2% 캐시백을, 애플 제품 구매에 사용하면 3% 캐시백을 매일 지급한다.

애플의 강력한 팬층을 유지하면서 신규 고객을 강하게 유입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애플카드라는 새로운 플랫폼을 내놓는 애플과 골드만삭스 결합은 핀테크 혁신을 추진 중인 한국에게도 여러 과제를 남겼다.

특히 최근 제3 인터넷은행 인가가 무산까지 된 상황에서 미국 애플과 골드만삭스는 하나의 플랫폼 안에 여러 상생 사업을 컬래버하고, 향후 자산관리와 데이터 산업으로 고도화를 추진한다. 한국도 애플페이와 애플카드 상륙에 긴장해야 한다. 은행이 몇푼 들여 핀테크 스타트업 모델을 내재화하고 투자하는 사례가 늘고 있지만 보여주기식에 그쳐선 안된다.

이들 해외 기업과의 경쟁을 위해 손잡거나 자체적으로 대기업과 금융사 간 구체적인 사업모델 도출이 필요해 보인다.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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