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9년 국내 최초 개발한 진공관식 라디오, 1963년 준공한 충주비료공장, 1983년 세계 세 번째로 개발한 B형 간염 백신, 1989년 세계 열번째로 개발한 전전자교환기 TDX-1 등이 우리나라 주력산업 경쟁력의 시발점으로 꼽혔다.
한국공학한림원은 3일 '한국산업기술발전사'를 발간하고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공학한림원은 오늘날 주력 산업 경쟁력의 출발점이 된 성과를 꼽았다.
건설 분야 주요 성과로는 1970년 경부고속도로 개통이 꼽혔다. 고속도로 개통으로 물류비용이 줄어 한국 경제발전 기폭제가 됐다고 설명했다. 기계 분야는 1963년 국내 최초 동력경운기 개발, 바이오·의료 분야는 1983년 녹십자의 B형 간염 백신 개발이 성과로 꼽혔다. B형 간염 백신 개발은 미국과 프랑스에 이어 세계 세 번째로 이룬 쾌거다.
운송장비 분야는 1975년 현대자동차의 포니자동차 개발, 정보통신 분야는 세계 10번째로 전전자교환기(TDX-1)를 개발(1986년)한 것과 1가구 1전화 보급(1989년) 등이 담겼다. 전기전자 분야에서는 라디오 개발, 화학분야에선 충북 충주 암모니아 비료 공장 준공을 꼽았다.
전기전자분야 편찬위원장을 맡은 권욱현 서울대 명예교수는 “라디오와 흑백티비 제조에 이어 64K 디램(DRAM)을 시작으로 반도체, 디스플레이, 가전 등이 개발되면서 전기전자 산업 경쟁력을 확보했다”고 분석했다.
장석인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과거 산업분야 성과는 해외에서 먼저 개발한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제품화에 성공한 것이 대부분”이라면서 “세계에서 우리나라가 유일하게 이뤄낸 성과”라고 평했다. 장 연구위원은 “앞으로는 새로운 성장동력 분야에서 과거 성공 사례, 경험을 활용해 자체 기술을 시장에 접목해야 하는 것이 과제”라고 말했다.
공학한림원은 2016년 산업통상자원부 지원을 받아 편찬기획위원회를 구성하고 한국산업기술발전사 발간을 시작했다. 편찬기획위원회는 산업을 △기계 △소재 △운송 △전기전자 △정보통신 △화학 △바이오·의료 △에너지·자원 △건설 △섬유·식품 등으로 분류, 총 10권으로 정리했다. 집필진으로는 산업별 산·학·연 전문가 277명을 선정했다. 원고는 원고지 총 3만매 분량이 나왔다. 원고 감수는 공학한림원 회원 100여명이 맡았다.
편찬위원회는 '기술도입기', '기술체화기', '기술선도전환기', '기술선도기'로 이어지는 4단계 체계로 서술토록 했다. 기술개발 과정과 주체, 핵심내용, 위기극복, 산업에 미친 영향, 에피소드 등도 담았다. 문체와 표기 통일을 위해서는 기술사 전공자와 편집자가 교정, 교열을 봤다.
권오경 한국공학한림원 회장은 “산업기술 개발 주역의 경험담을 바탕으로 한국 특유의 산업기술 발전모델을 체계적으로 정립했다”면서 “산업계와 연구계, 학계 전반의 귀중한 기초 연구자료로 활용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편찬기획위원장을 맡은 최항순 서울대 명예교수는 “한국산업기술발전사는 한국 산업기술 노하우가 집대성된 귀중한 사료인 동시에 대한민국 산업기술인의 자긍심을 고취하고 새로운 혁신 동력을 찾아볼 수 있는 의미 있는 저작물”이라고 소개했다.
<11대 산업별 시초(始初) 기술 및 제품 소개>
- 산업별 기술발전사 편찬위원장 추천
한국산업기술발전사 책자는 대학도서관, 주요 연구원 등에 무상 배포된다. e북 형태로는 한국공학한림원 홈페이지에서 받아 볼 수 있다.
최호 정책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