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수출이 6개월째 내리막이다. 반도체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이상 감소하며 직격탄을 날렸다. 미국과 중국 무역분쟁이 심화하고 중국 경기가 나빠진 영향도 컸다.
2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5월 수출액은 459억7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9.4% 감소했다. 수입은 436억4000만 달러로 1.9% 줄었다.
수출은 지난해 12월 마이너스로 전환한 이후 6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수출 부진이 6개월 연속 지속된 것은 2016년 7월 이후 처음이다. 2월 수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4% 줄어든 이후 3월(-8.3%), 4월(-2.0%)까지 감소세가 둔화됐지만, 5월에 다시 감소폭이 커졌다.
산업부는 5월 수출 감소 요인으로 △미·중 무역분쟁 심화 △반도체 업황 부진 △중국 경기 둔화 등을 지목했다.
미·중 갈등 심화로 수출 모멘텀이 악화됐고, 반도체 수출이 제품 단가 하락으로 전년 동월 대비 30.5% 급감한 여파가 가장 컸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기존보다 0.2%포인트 내려간 3.3%로 제시하며 미·중 무역분쟁이 지속될 경우 0.3%포인트 더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국을 비롯한 세계 주요국 수출 동반부진이 지속될 것이란 우려다.
반도체 이외에 △석유화학(-16.2%), 석유제품(-9.2%) △철강(-7.6%) △자동차부품(-7.5%) △디스플레이(-13.4%) △무선통신기기(-32.2%) 등 수출도 부진했다. 20대 주력 품목 중 15개 품목 수출이 모두 감소했다.
자동차와 선박·이차전지 수출은 각각 13.6%, 44.5%, 5.2% 늘며 선방했다. 자동차 부문에서는 전기차 수출이 무려 58% 증가하며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였다. 일반기계 수출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 증가하며 힘을 보탰다.
중국 수출은 20.1% 감소했다. 현지에서 국내산 반도체 구매 수요가 급감하고, 중국 제조업 경기가 둔화한 게 요인이다.
정부는 수출 회복을 위해 곧 대책을 내놓을 계획이다. 이달 중 소비재 수출 활성화 방안과 디지털 무역 대책을 수립하고, 다음 달까지 수출시장구조 혁신 대책과 창업기업 수출지원 방안을 마련한다. 9월에는 서비스산업 해외 진출 방안을 제시할 방침이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최근 미·중 무역분쟁 심화, 브렉시트 등 대외여건 불확실성 확대로 수출 개선 흐름에 부정 영향을 준 것으로 판단된다”면서도 “반도체 단가회복, 유가안정화, 중국 경기부양책, 수출활력 제고대책 등 기회요인이 있기 때문에 하반기는 상반기보다 나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년 동월 대비 수출증감률 추이 / 자료=산업부
최재필기자 jp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