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세대(5G) 스마트폰 시장에서 LG V50 씽큐가 기대 이상으로 선전하고 있다. 출시 일주일 만에 10만대를 판매, 전작 대비 4배 많이 팔려나갔다. 상대적으로 LG 스마트폰을 저평가하는 기류가 팽배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V50 씽큐 구매 후기가 심심찮게 올라온다. 만년 적자에 시달리던 LG전자 MC사업부에는 오랜만에 웃음기가 돈다.
인기 요인으로 V50 씽큐에 장착해서 추가 화면을 사용할 수 있는 '듀얼스크린'이 꼽힌다. 첫 공개 당시 냉랭하던 여론과 달리 사용자에게 새로운 폼팩터로 차별화한 경험을 제공한 것으로 분석된다. 있는 그대로 해석하면 많은 소비자가 듀얼스크린을 보고 첫 5G 스마트폰으로 V50 씽큐를 택했다는 의미다.
반면에 제품 판매를 담당하는 일선 휴대폰 유통 현장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합법의 공시 지원금에 불법 보조금이 더해진 '반짝 효과'라는 것이다. 휴대폰 유통점 대다수는 LG전자가 V50 씽큐 흥행 일등공신으로 듀얼스크린을 생각하고 있다면 오판이라고 지적한다. 실제로 불법 보조금 지급 규모가 줄자 V50 씽큐를 찾는 발걸음도 뚝 끊겼다고 말한다. LG전자는 일시적 판매 증가에 만족할 게 아니라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LG V50 씽큐와 듀얼스크린이 부족한 제품이라는 의미가 아니다. 다만 기세를 이어 가기 위해 안타를 치고 자력으로 출루했는지 볼넷으로 걸어 나갔는지는 냉철히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5G 시장 확장이라는 당위성, 이통사 경쟁에 따른 과다 보조금, 경쟁사 폴더블폰 출시 지연, 상대적으로 낮은 출고가 등 여러 요인이 겹쳐 초반 흥행이라는 결과로 나타났다. 단순히 운만이 아니라 시장을 바라보는 선구안도 기여했을 터다.
오랜 만에 찾아온 기회를 출루에 만족해선 안 된다. 득점하기 위해선 적시타가 필요하다. 출루와 득점을 지속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 지 다시 한 번 고민할 때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