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 범벅' 노트북이 온라인 경매에서 16억원(134만5000달러)에 낙찰됐다. 세계에서 가장 악명 높은 악성코드(멀웨어·malware) 6개가 심겨진 삼성 노트북이다.
미국 IT매체 엔가젯에 따르면 '혼돈의 지속(The Persistence of Chaos)'이란 이름의 이 노트북이 경매에서 낙찰됐다. 행위 예술가 구오 오동의 예술 작품으로 소개됐다.
삼성 넷북 'NC10-1GB' 모델인 이 노트북엔 워너크라이(WannaCry), 아이러브유(ILOVEYOU), 블랙에너지(BlackEnergy), 마이둠(MyDoom), 소빅(SoBig), 다크테킬라(DarkTequila) 등 총 6개의 악성코드가 심어졌다.
2017년 5월 배포된 워너크라이(WannaCry)는 전 세계 150여개국 20만 대 이상의 컴퓨터를 감염시켜 40억달러(약 4조원) 규모의 피해를 냈다.
'사랑 고백'을 가장한 이메일 형태의 아이러브유(ILOVEYOU)는 필리핀에서 만들어져 아시아와 유럽에서 확산됐다. 이 바이러스는 컴퓨터 네트워크를 마비시켰다. 전 세계 약 308만대 컴퓨터가 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알려졌다.
노트북에 심겨진 6개 악성코드가 전 세계에 입힌 피해 규모는 총 950억달러(약 112조원)에 달한다.
구오 오동은 “'추상적인' 사이버 위협을 물리적으로 구현하기 위해 이 작품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 노트북은 사이버보안업체 딥인스팅트가 위탁 관리하고 있다. 노트북에 심겨진 악성코드들은 여전히 위협적이지만, USB를 꽂거나 인터넷을 연결하지 않으면 안전하다. 노트북 낙찰자는 설치된 악성코드를 퍼트리지 않는다는 서약서를 써야 한다.
김지혜기자 jihy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