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한미FTA 개정' 언급'...일단 면제 대상서 제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백악관 홈페이지에 올린 포고문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을 언급했다.

전날 '면제 가능성'이 보도될 만큼 희망적인 분위기와 달리 확실한 면제 대상으로 거론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포고문에서 “유럽연합(EU)과 일본 그 외 다른 나라로부터 수입되는 자동차 및 부품에 대한 관세부과 결정을 180일 연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윌버 로스) 상무장관은 현재의 차량 및 부품 수입물량은 미국 국가안보를 훼손하는 위협이 되고 있다는 결론을 내렸고, 나는 그의 제안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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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와 함께 “재협상이 이뤄진 한미 협정, 최근에 서명한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도 고려했다”면서 “이들 협정이 시행되면 '국가안보 위협'에 대응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앞서 한국이 한미FTA를 진행하면서 일정 부분 양보한 점을 간접적으로 언급하며 현재 협상이 진행 중인 일본, EU에 압박을 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번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유예 대상으로 일본과 EU만 직접적으로 거론했다.

한미FTA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과 함께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전부터 주장해온 '불공정 무역'의 표적이 돼 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후보 시절부터 한미FTA에 대해 “미국 내 일자리를 좀먹는 협상(Job Killing Deal)”이라고 비판했고, 취임 후 2017년 7월 30일 열린 한미정상회담에서 “미국은 많은 나라와 무역적자를 가지고 있고 우리는 그걸 허용할 수 없다”며 한미FTA 재협상 착수를 공식화했다.

당시 로스 상무장관은 “우리의 대 한국 무역 불균형은 한미FTA가 시행된 후 두 배로 늘었다”며 “가장 큰 단일 요인은 자동차 무역이며, 미국산 자동차를 수출하는데 많은 비관세 무역장벽이 있다”고 지적했다.

양국은 2017년 10월 개정 협상에 들어가 2018년 3월 한미FTA 개정 협상을 원칙적으로 타결했고, 같은 해 9월 한미FTA 개정안에 서명했다.

한국은 개정을 통해 농업과 철강은 지키는 대신 자동차는 한 발 양보했다.

자동차 분야의 경우 원래 미국이 2021년 1월 1일 철폐할 예정이었던 화물자동차(픽업트럭) 관세를 20년 더 유지해 2041년 1월 1일에 없애기로 했다.

현재 우리나라가 수입하는 미국산 자동차는 제작사별로 연간 2만5000대까지 미국 자동차 안전기준(FMVSS)을 준수하면 한국 자동차 안전기준(KMVSS)을 충족한 것으로 간주하는데 이를 5만대로 늘리기로 했다. 미국산 자동차를 수리하기 위한 자동차 교체부품도 미국 안전기준만 충족하면 된다.

트럼프는 한미FTA 개정 협상에 대한 원칙적 합의를 이룬 이후 "양국 모두에 좋은 조건으로 협상이 이뤄졌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지난해 말에는 국회 비준이 이뤄져 한미FTA는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선 이후 기존에 미국이 체결한 FTA 중 가장 먼저 타결·비준한 협상이 됐다.

한국 정부는 미국이 검토 중인 자동차 관세부과 대상에 한국이 제외되도록 하는데 한미FTA 개정협정 비준 등 한미 경제협력 관계 발전을 위해 쏟은 한국의 노력을 강조해왔다.

미국 상무부가 지난 2월 17일(현지시간) '무역확장법 232조' 자동차 보고서를 백악관에 제출하면서 한국 정부의 설득 작업은 더욱 치열해졌다.

결국 마감시한을 하루 앞두고 면제라는 최상의 시나리오는 아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FTA 개정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음을 시사하면서 당장은 아니더라도 향후 미국의 자동차 관세 결정에서 한국의 제외 가능성이 커졌다.

한국 정부도 트럼프 대통령의 포고문이 나온 직후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FTA 개정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태준 자동차 전문기자 gaiu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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