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업종별 차등적용과 주휴수당 단계적 폐지만으로 4년간 54만1000개 일자리를 지킬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은 '최저임금 차등화의 경제적 효과' 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은 획일적인 최저임금 인상으로 현재 고용과 소득 분배에 어려움이 발생하고 있다고 9일 밝혔다.
한경연에 따르면 법정 최저임금이 2021년까지 1만원으로 인상되면 산입범위 확대와 주휴수당을 포함한 최저임금이 1만1658원이 된다. 이로 인해 4년간 총 62만9000명 고용이 감소할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생산성이 낮고 최저임금 영향율이 높은 업종을 대상으로 최저임금을 차등 적용할 경우 고용감소는 4년간 16만5000명에 그쳐 총 46만4000개의 일자리를 보존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주휴수당까지 단계적으로 폐지할 경우 추가적으로 7만7000개 일자리를 지킬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한경연 측은 최저임금의 업종별 차등적용이 거시경제뿐만 아니라 소득재분배에도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모든 업종에 동일하게 최저임금을 1만원까지 인상하면 소비자물가는 1.78% 인상되고 GDP는 1.08% 감소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또 지니계수는 1.77% 증가하고, 5분위 배율은 4.50% 증가하여 소득재분배가 악화되고 소득격차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다.
최저임금을 업종별로 차등적용하고 주휴수당을 폐지한다면 소비자물가는 0.43% 증가에 그치고, GDP 감소도 0.34%에 그쳐 물가상승과 성장둔화 효과도 완화될 전망이다. 또 지니계수와 5분위 배율도 0.28%와 0.57%로 상승폭이 줄어 업종별 차등적용이 소득재분배 악화와 소득격차 확대를 방지하는데도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한경연 측은 영세중소기업이 가격인상을 통해 최저임금 인상분을 소비자로 전가하는 능력이 상대적으로 취약하다고 분석했다. 이들이 수익을 유지하기 위해 고용과 생산을 줄이거나 폐업하는 과정에서 저소득층에 피해가 집중된다는 것. 또 주휴시간도 저임금 근로자의 고용과 소득을 줄이는 방향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했다. 최저임금을 급격하게 인상하고 주휴수당까지 지급하게 되면서 노동을 포기했던 가구의 2~3차 근로자가 노동시장으로 나와 저임금 근로자를 대체하는 구축효과가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경엽 선임연구위원은 “최저임금의 업종별 차별화와 주휴수당 폐지라는 제도개선만으로도 막대한 재정 낭비를 방지하고 최저임금의 부작용을 크게 완화할 수 있다”면서 “업종별로 차등 적용해 최저임금으로 해고된 저임금 근로자의 재취업 기회를 확대하고, 주휴수당을 폐지해 업종별 수용성을 높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최저임금 차등적용 및 주휴수당 폐지의 효과>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