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소기업이 다양한 미래 전기차 기술을 선보였다. 국내와 전기차 시장이 확산되면서 대기업 완성차 업계가 쉽게 접근하지 못하는 틈새시장을 파고드는 전략이다.
8일 제주도 국제컨벤션센터(ICC)에서 '제6회 제주 국제전기차엑스포'가 개막했다. 올해는 완성차 대기업 신차보다 맞춤형 개조 전기차 솔루션과 반자율주행 다목적 전기차 등 중소기업 미래차 기술이 눈길을 끌었다.
이빛컴퍼니는 장애인 등을 위해 발동작만으로 차량 운전이 가능한 개인 맞춤형 개조 전기차 플랫폼을 공개했다. 운전자가 음성 명령을 통해 '교통약자' 주행 모드로 전환한 후 가속·브레이크 페달 조작만으로 차량 운행이 가능하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좌회전, 브레이크를 밟으면 우회전한다. 가속·브레이크 페달을 동시에 밞으면 직진한다. 또 전기차 회생제동 특성을 반영한 원 페달 기능이 적용돼 두 발을 모두 떼면 브레이크가 작동한다.
박정민 이빛컴퍼니 대표는 “자동차 구동형 전동식 파워 스티어링 휠과 음성 인식, 가속·브레이크 페달 기능 간 알고리즘 조합으로 운전대(스티어링 휠)를 잡지 않고도 차량 주행이 가능하게 했다”면서 “완성도를 높여 장애인 등 사회 약자를 위한 개조 전기차 플랫폼 사업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노후차나 소장용 희귀 차량을 위한 개조 전기차 플랫폼도 등장했다. KAIST(녹색교통대학원·친환경스마트연구센터)와 구보엔지니어링은 내연기관 차량을 전기차로 바꿀 수 있는 맞춤형 개조 전기차 플랫폼을 선보였다. 노후차를 전기차로 교체해 장기 보존 및 운행을 위해 개발됐다. 이 플랫폼은 소비자 요구에 따라 배터리시스템(배터리팩·배터리관리시스템)과 전기모터 등 파워트레인을 모듈화해 완성한다. KAIST와 구보엔지니어링은 제주도 첨단과학단지 내에 별도의 전기차 제작소를 마련, 개인 맞춤형 개조전기차 사업에 나설 방침이다.
중소기업 기술로 완성한 다목적 소형 전기차도 처음 나왔다. 에스제이테크가 공개한 'MEV-100'은 자동차 바퀴·타이어가 아닌 궤도 형태로 제작, 산림·농업 지역 등 험지 작업에 활용도를 높인 무인 전기차다. 농업용뿐만 아니라 지뢰 탐지, 위험물 운반 등 다양한 형태로 쉽게 개조할 수 있다. 배터리 타입이지만 용량도 사용 목적에 따라 바꿀 수 있다.
3D프린팅 기술을 이용한 전기차도 등장했다. 이탈리아 3D프린터 활용 전기차 업체 'XEV'와 협약한 제주모터스는 3D프린터로 전기차 만드는 과정을 전시장에 시연, 눈길을 끌었다.
이 회사는 배터리시스템, 전기모터 등 엔지니어링 설계가 완료되는 대로 내년부터 제주에서 연간 400대 규모의 3D프린티드 전기차를 생산할 방침이다.
한편 국제전기차엑스포 둘째 날인 9일에는 국내외 전기·전자·자동차 분야 산·학·연 전문가가 참여하는 '제4회 국제 에너지 콘퍼런스&한반도 전기차 발전포럼'과 '제4회 전기차 국제표준포럼'이 열린다.
김대환 국제전기차엑스포 조직위원장은 “올해 행사는 전문 글로벌 콘퍼런스, 기업간거래(B2B) 비즈니스 비중을 높인 것이 특징”이라면서 “궁극적으로 전기차 대중화를 이끄는 '전기차 다보스포럼'을 지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태준 자동차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