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페트' 대체할 친환경 '페프' 촉매 개발

갑각류 껍데기에서 얻은 물질을 활용해 친환경 바이오플라스틱(PEF)을 저비용·고효율 생산하는 촉매기술이 나왔다. 석유 플라스틱인 페트(PET) 남용이 문제가 되는 가운데 대체 신소재인 PEF 생산 경제성을 높일 수 있게 됐다.

한국화학연구원(원장 김성수)은 차현길·황성연 미래융합화학연구본부 박사팀이 PEF 주 원료인 '2,5-FDCA'를 99% 변환효율로 생산하는 저비용 촉매개발에 성공했다고 8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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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토산 기반 탄소 지지체 주사전자현미경 이미지

PEF는 식물자원을 원료로 만드는 바이오플라스틱이다. 친환경 소재면서 성능은 PET와 유사하다. 우수한 가스투과성(장벽특성)과 열적특성을 가져 탄산음료용기나 식품 포장재료에 두루 활용할 수 있다. 에틸렌글리콜과 다량체 일종인 2,5-FDCA를 합성해 만든다.

문제는 주요 원료인 2,5-FDCA를 얻는 게 쉽지 않다는 점이다. 목재 유래물질인 '5-HMF'를 금과 같은 귀금속 촉매로 반응시켜 변환하는데, 여러 부산물이 함께 나와 변환 효율이 크게 떨어졌다. 효율을 높이려면 귀금속 양을 늘려야 해 경제성이 떨어졌다.

연구팀은 새로운 촉매를 고안해 문제를 해결했다. 게나 새우와 같은 갑각류 껍데기에서 얻은 '키토산 바이오매스'로 탄소 기반 지지체를 형성하고 이 위에 귀금속 입자를 결합시켜 촉매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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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화학연구원 바이오화학연구센터 연구진. 사진 맨 왼쪽이 황성연 바이오화학연구센터장, 맨 오른쪽이 차현길 박사.

이 촉매는 귀금속 비율을 기존대비 40% 수준으로 줄여도 110도 기준 99% 전환 효율을 보였다. 지지체가 실제 반응을 일으키는 귀금속 입자 사이 공간을 넓히는 역할을 해 효율을 극대화하는 원리다. 귀금속 입자가 촉매 반응에 받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어 10번 가량 재사용도 가능하다.

연구팀은 이 촉매 기술이 친환경성과 경제성을 모두 갖춘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차현길 박사는 “바이오매스 폐자원을 활용해 PEF 생산 촉매를 구현하는 새로운 연구 아이디어를 제시했고 상업화도 충분히 가능하다”며 “플라스틱 폐기물 저감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