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총장 간담회]AI 시대, 거대한 폭풍이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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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동근 기자

인공지능(AI)은 거대한 폭풍처럼 우리 사회 전반을 향해 달려오고 있다. 인간이 AI를 만들었지만 인간보다 뛰어나며, 스스로 진화한다. 기계가 인간의 지식을 추월한다. AI는 '핵'에 상응할 만큼 우리 사회 전반을 뒤흔든다.

기존 대학 교육도 틀을 깨고 다른 방향으로 전환해야 된다는 필요성이 제기된다. AI로 인해 많은 일자리가 사라지고, 생각하지 못했던 직업이 생길 전망이다.

우리 대학 교육은 과거에 머물러 있다. 불투명하고, 혼란스러운 시대를 맞아 대학이 한발 앞서 혁신해 학생의 길라잡이로 자리 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전자신문과 공학교육혁신협의회가 주최한 '2019 대학 총장 간담회'에서 국내 최고 석학으로 꼽히는 이공계 출신 대학 총장 13인과 교육·과학기술정보통신·산업부 3개 부처 차관, 산업계 전문가가 'AI 시대, 대학교육의 방향'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를 가졌다.

참석자는 AI가 가져올 파급력에 대비해 대학교육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공과대학 뿐 아니라 인문, 사회, 예술 등 모든 대학이 AI 영향력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봤다. 융합 교육 또한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윤리, 도덕 등 AI에 대한 전반적인 논의와 가이드라인 마련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았다. 간담회 내용을 주제별로 재구성해 정리했다.

[참석자]

<총장(대학명 가나다순)>

정진택 고려대학교 총장

유지상 광운대학교 총장

전호환 부산대학교 총장

김종호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총장

오세정 서울대학교 총장

신동렬 성균관대학교 총장

배덕효 세종대학교 총장

서길수 영남대학교 총장

조명우 인하대학교 총장

김동원 전북대학교 총장

김도연 포스텍 총장

장순흥 한동대학교 총장

양우석 홍익대학교 총장

<정부부처 참석자>

박백범 교육부 차관

문미옥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차관

정승일 산업통상자원부 차관

<산업계 참석자>

박명순 SK텔레콤 AI사업단 본부장

권명숙 인텔코리아 대표

엄경순 한국IBM 최고기술경영자(CTO)

<사회>

장동식 공학교육혁신협의회장

<AI 시대, 어떻게 바뀌나>

◇사회(장동식 공학교육혁신협의회장)=인간이 만든 기술이 지능을 갖고, 또 기계가 스스로 진화하고 발전한다. 사회전반에 걸쳐 큰 변화가 예상된다. AI로 인한 큰 변화와 전망을 어떻게 보는가.

◇양우석(홍익대 총장)=다보스포럼에서 AI로 인해 일자리 500만개가 없어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하지만 역사를 보면 일자리는 항상 새로 생겨났다. 일례로 농부는 줄었지만 산업현장 노동자가 늘었다. 문제는 앞으로 고용과 근로 형태가 바뀔 것이라는 점이다. 많은 사람이 프리랜서가 되는 세상이 올 것이다. 결국 이런 세상은 소비자가 곧 생산자가 된다. 이에 대비해 대학이 사회인의 평생 교육을 담당해야 한다.

◇장순흥(한동대 총장)=각종 기술과 AI가 발전함에 따라 일자리 감소뿐만 아니라 인간의 자존감이 위협 받는 등 사회·개인 문제가 예상된다. 자존감 상실과 관련된 문제의 대표적인 예는 AI 바둑 프로그램인 '알파고'다. 알파고가 세계 최고 바둑 기사를 상대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는 것을 보면서, 많은 사람이 AI의 급격한 발전상을 확인하고 좌절감과 열등감을 느꼈다.

AI 기술 발전으로 각종 사이버 보안과 범죄 문제도 대두되고 있다. 더불어 착한 소비, 가치 소비, 공유경제 영역이 확장되면서 인성 및 협업 역량 중요성도 커졌다. 시대적 변화를 극복하고 새로운 트렌드를 선도하기 위해 건강한 정체성과 인성을 지닌 인재 양성이 중요하다. 대학 교육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정직하고 자신이 맡은 바에 성실하게 임하는 인재, 인간성을 상실하기 쉬운 시대에 건강한 자존감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는 교육을 최우선시해야 한다.

◇정진택(고려대 총장)=AI가 과거 '기술' 분야에 머물렀다면 이제는 'AI 시대'라고 표현한다. 기술이 아니라 시대라고 하는 것은 정치, 사회 등 모든 분야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즉, 모든 틀이 바뀐다. AI에 대해 새롭게 생각해야 한다. 사회 문제를 푸는 것은 교육이다. 교육의 정의부터 다시 고민해야 한다.

AI 시대는 대학 뿐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 차원에서 두렵다. 남쪽부터 벚꽃이 피는 순서대로 대학이 문을 닫는다는 말이 있지만 AI 영향력은 지방대만의 문제가 아니다. 특정대학 시각에서 보는 것이 아니라 대학 전체가 고민해야 한다.

모든 것을 뒤흔드는 AI 시대지만 위기가 기회가 될 수 있다. 인문학, 사회과학 교수도 고민하고 위기의식을 느낀다. 머리 맞대고 고민하면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권명숙(인텔코리아 대표)=AI시대에는 데이터가 중요하다. 결국 많은 원석에 해당하는 데이터를 어떻게 보석으로 만들지가 관건이다. 살아있는 데이터를 공유하고, 의미를 추출하고, 판단을 경험하는 것이 요구된다.

이제 기업도 AI교육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AI 관련 교양이든 전공이든 실용적인 부분이 결합돼 학생이 미래에 대한 연관성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대학과 기업이 함께 준비해서 효과적인 교육과정을 만들어야 AI 시대에 대비할 수 있다.

◇박명순(SK텔레콤 본부장)=AI는 미래 인간의 감정까지 교감할 것이다. 이미 어느 정도 교감이 가능하다. EBS가 AI스피커와 인간이 얼마나 감정을 공유할 수 있는가를 실험했다. 인간과 AI스피커가 일주일 간 같이 지낸 뒤 AI스피커를 전기 충격으로 죽이는 실험이었다. AI와 함께 지냈던 사람 중 73%가 '킬' 버튼을 못 눌렀다. 단순 기계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것이다. 심지어 AI스피커가 너무 아프다고 말하자 우는 사람도 있었다. 이 실험은 보이스와 감성이 붙은 AI는 단순히 인간이 필요한 기능적인 것을 제공할 뿐 아니라 사람과 교감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다.

AI발전은 영화에서도 나타난다. AI 개발 초기에는 메모리를 더 잘하는 기계나 인간보다 더 강한 몸과 머리를 지닌 기계 등 한가지만 강한 AI가 주로 나왔지만, 이제는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는 전지전능한 AI가 영화에 나온다. 심지어 인간의 감정을 가진 AI도 많이 다룬다. 과거 불가능해보였던 일들이 현실이 되고 있다.

◇엄경순(한국IBM CTO)=AI가 비즈니스 혁신 속도를 빠르게 만든다. 과거에는 비즈니스 모델이 나오면 기술이 따라갔다. 이제 기술의 변화가 비즈니스 혁신을 일으킨다.

AI시대 '뉴컬러'가 제일 중요해질 것으로 생각된다. 뉴컬러는 육체 노동직을 뜻하는 블루컬러나 전문 사무직을 뜻하는 화이트컬러가 아닌 새로운 직업 계층이란 의미다. 뉴컬러는 개인 교육 수준보다 기술과 역량이 중요한 직종이다. 실무자로서 기술력을 갖췄는지가 핵심이므로 학력의 중요성은 낮아진다. 직업 훈련 등 새로운 형태 교육과정을 통해 관련 기술을 익히는 것이 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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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동근 기자

<AI, 이공계만의 문제 아니다>

◇사회=지금까지 AI가 이공계의 큰 화두였지만, 이제 사회 전반에 걸쳐 논의되기 시작한다. 대학에서는 어떻게 바라보는가.

◇오세정(서울대 총장)=고(故) 김정식 대덕전자 회장이 서울대 AI분야에 500억원을 기부한 뒤 AI위원회를 만들었다. 위원회는 기부금을 어떻게 잘 활용할지 논의한다. 여기에 공대 교수는 3분의1 밖에 안 된다. 나머지는 타 단대 교수들이다. AI에 대해서는 모든 분야 전문가가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AI는 이공계만의 문제가 아니다. 사회 전반에 걸쳐 영향을 준다. 대학은 문과 학생을 비롯해 모든 학생에게 AI를 어떻게 적용하고 가르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신동렬(성균관대 총장)=보통 공대생은 '맞다, 아니다'로 답하는 경우가 많다. 인문사회대생은 '다르다'고 표현하는 학생이 많다. 공대생과 인문대생은 서로 성향에서 차이를 보인다.

총장인 내게 예술대 다니는 학생들이 “왜 예술대 다니는데 코딩을 배워야 되나요?”라고 묻는다. 물론 안 해도 된다. 그러나 언젠가 꼭 필요하기 때문에 코딩을 배워야 한다고 조언한다. 코딩을 배우면 로지컬 사고 등 인문학 사고와 융합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측면이 많다. 이공계 출신인 내게 제일 필요한 것은 인문사회 지식이다. 결국 양쪽을 다 알아야 한다.

◇김도연(포스텍 총장)=미국 메사추세츠 공과대학(MIT)이 10억달러(약 1조1200억원)를 들여 AI대학을 설립한다. AI를 MIT 모든 연구분야에 접목해 커리큘럼을 개설한다.

공대생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MIT 내 철학과, 경제학과 학생도 AI를 배운다. MIT는 코딩을 배우지 않은 학생도 AI대학에 입학할 수 있도록 컴퓨팅 기초를 폭넓게 가르친다. MIT는 지난 수년간 AI대학을 준비했다. 인류 문명을 선도한다는 책임감을 갖고 학교를 만든 것이다. 우리나라 대학도 융합 측면에서 MIT 방향을 따라가야 한다. 미국, 중국 등이 많은 돈을 투자해 AI교육을 공격적으로 펼치고 있다. 우리나라는 이제라도 '패스트 팔로어'가 돼야 한다.

<AI 시대, 대학 어떻게 준비하나>

◇사회=대학이 모두 AI의 파급력에 공감했다. 그렇다면 AI시대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가.

◇김도연=포스텍은 초등학교 교사, 일반인을 위한 코딩 등 SW강의를 개설했다. 초등학교에서 코딩 의무교육을 하지만 제대로 가르칠 수 있는 교사가 적다. 이를 돕기 위해 강의를 만들었다. 수업을 듣는다고 교사에게 혜택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2000여명이 강의를 듣고 있다. 대학에서 이런 강의를 능동적으로 열어야 한다. 일반인도 AI에 굉장히 관심이 많다. 대학이 일반인을 위한 강의도 개설하면 호응을 얻을 것이다. 평생교육 측면에서 꼭 필요한 일이다.

◇조명우(인하대 총장)=AI는 요약하면 시스템, 플랫폼, 콘텐츠로 정리된다. AI가 4차 산업혁명 시대 상징이다. 한번 개발된 기술은 되돌아간 적이 없다. AI는 미래에도 계속 존재할 것이다.

인하대는 공과대가 강점을 갖고 있지만 전체 교육에서 AI를 다 다뤄야 한다고 판단했다. 어떻게 교육을 할 것인가는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 일단 AI 플랫폼 구축에 노력하고 있다. 비 AI 전공자, 특히 문과, 예술대 학생에게 AI 교육을 어떻게 제공할 것인가 고민한다. 그들에게는 진입 장벽을 낮춰서 이해하기 쉽도록 방향을 잡았다. 나아가 인문, 예술대 학장에게 AI 기반 콘텐츠 생성을 부탁했다.

타 전공 학생이 AI 강의까지 듣기에는 시간이 부족하지만 AI에 대한 경험이 필요하다. 가급적이면 기업과 대화할 수 있고 작게나마 일에 참여할 수 있도록 인하대만의 방법으로 풀어나가고 있다.

◇양우석=대학은 변하기 어렵다. 변화를 시도하면 많은 교수가 상아탑을 무너뜨린다고 비판한다. 하지만 AI에 대응하는 인재를 키우기 위해 융합 전공을 만들었다. 6개는 AI 빅데이터, 4개는 디자인 융합 전공이다. 내년 목표로 전산전공은 AI 특화 학과로 만들 계획이다.

◇유지상(광운대 총장)=AI에 관한 기본 지식은 학과에 상관없이 필요하다. 지식정보화가 고도화되면서 데이터분석과 소프트웨어(SW) 개발 능력이 요구된다. 창의적 정보지능형 영재가 필요하며, SW 교육이 중요하다. 광운대는 인문사회계열과 이공학계열 학생 모두에게 컴퓨터사고, 프로그래밍 6학점 교약 과목을 필수로 이수하게 한다.

머신러닝 입문 같은 비전공자 특화 SW 기초교육과정도 제공한다. 다양한 학부, 학과 교원이 공동 참여한다. AI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교육과정을 제공하는 AI융합학과 일반 대학원 과정을 2019년 2학기부터 신설, 운영할 계획이다.

◇배덕효(세종대 총장)=과거 세종대는 무용학과가 유명했지만 점차 이공계 중심 대학으로 변화하고 있다. 세종대 입학정원의 65%가 이공계다. 이공계 교수 비율도 그 정도 된다. 세종대는 SW교육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AI 전문 시설도 구축했다. AI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SW를 개발하고 싶어 하는 젊은 인력이 많다. 가산디지털단지에 위치한 중소기업에서 밤새도록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젊은 친구들이 있다. 하지만 일한만큼 월급을 못 받는다. 전반적으로 AI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개발자간 임금 등 여러 격차가 줄어들어야 한다. 중소기업에서 개발한 SW가 대기업에 묻히는 일도 있다고 한다. 대기업, 대학, 정부가 함께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장순흥=한동대는 AI 발전을 위해서는 데이터 공유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미국과 달리 국내는 거의 데이터를 공유하지 않는다. 한동대는 보유한 데이터를 공개하기로 했다. 많은 대학이 데이터 공유에 동참했으면 한다.

현재 우리 대학 교육은 좁은 강의실 안에 갇혀 주어진 문제의 정답을 찾는 것에만 몰두하고 있다. 강의실 안에서만 배움이 가능하다는 생각을 버리고 현장 중심, 프로젝트형 학습을 강화해야 한다. 학생이 현실과 맞닿은 지식을 스스로 즐겁게 배우고 문제를 찾도록 가르쳐야 한다.

기술과 기계 못지않게 인간에 대한 이해와 연구도 중요하다. 즉, 이 시대는 한 분야에만 정통한 인재가 아니라, 기술을 알고(High Tech) 사람을 아는(High Touch) 창의적인 문제해결형 인재를 필요로 한다.

대학교육은 끊임없이 인간의 새로운 필요를 발견하고 만족시키는 데 바탕이 되는 인문사회적인 사고력과, 이를 실질적으로 구현해 내는 데 필요한 공학적인 기술력을 가르치고 교육해야 한다.

◇서길수(영남대 총장)=학생의 성장 과정에 AI를 적용하고 있다. 영남대는 미국에 있는 IR센터를 본보기로 교육혁신본부를 만들었다. 총장 직속 기관으로, 연구 박사급를 채용했다.

올해 예산을 투입해서 SW도 개발하게 하고 인프라를 구축했다. 교직원 교육도 하고 있다. 우리가 하고자 하는 것은 대학의 모든 데이터를 집합시키는 것이다. 총장으로서, 정책 결정자로서 데이터 기반 정책을 할 것이다. 이를 통해 학생이 어느 고등학교를 나왔고, 어떤 교과 과정과 비교과 과정을 들었으며 어떤 직장을 구했는지 상관관계를 파악하려 한다. 올해부터 시행하고 있다.

물론 AI 시대에도 인성 교육이 중요하다. 대학이 연구비 투자는 하지만 인성 교육에 큰 돈을 투자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영남대는 한 과목에 1억을 투입해서 학생이 1년 동안 토론하고 책 읽는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김종호(서울과학기술대 총장)=이제 대학에서 어떻게 AI를 가르칠지를 고민해야 한다. 제조업체 조사하면 중소기업이 99%다. 중소기업도 AI 빅데이터를 적용해서 일할 수 있는 산업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대학도 중소기업을 위한 교육을 고민해야 한다. 대기업은 연구 인력이 많지만 중소기업은 그렇지 않다.

AI는 잘못하면 사람을 관리 감독하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대학에서 AI를 잘 가르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윤리도 가르쳐야 한다. 대학 총장이 이 문제도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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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동근 기자

<AI 시대, 정부 지원 절실>

◇사회=미국, 중국, 일본 등 선진국이 AI 인재 육성을 위해 과감하게 투자하고 있다. 대학 입장에서 AI 인재 육성을 위해 정부에게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이 있는가.

◇김도연=시진핑 중국 주석이 “AI 통해 미국을 잡는다”고 선언했다. 미국도 AI를 집중해서 개발한다. 여기에 위기감을 느낀 일본까지 AI에 엄청난 돈을 투자해 인재를 육성한다. 우리나라 또한 AI 인재 육성 정책을 펼쳐야 한다. 마냥 돈을 더 쓰자는 것은 아니다. 좀 더 혁신적인 교육으로 인재를 육성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김동원(전북대 총장)=AI 시대에 부정적인 이야기가 많이 나왔지만 우리나라는 충분히 저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대학은 공학교육혁신연구정보센터를 중심으로 교육의 혁신사례를 많이 만들었다. 뛰어난 연구결과도 나왔다. 국내 대학은 저력이 있다. 교육을 통해 AI 시대 인재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예산이다. 정부가 대학의 AI에 대한 현실을 파악해서 적절하게 예산을 지원하면 좋겠다.

◇전호환(부산대 총장)=AI를 비롯해서 대학 중심 혁신성장이 초저출산 시대 유일한 해법이다. AI 시대를 생각하면 두렵다. 게다가 우리나라는 인구가 감소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대학의 변화가 필요하다. 모든 대학이 서울대처럼 연구중심대학이 될 필요는 없다. 연구중심대학(박사학위 수여), 교양(교육)중심대학(학사학위 수여), 전문인력양성대학(2-3년제)으로 세분화해서 각각 특성에 맞게 나아가야 한다.

혁신을 위해서는 지식과 기술, 대학교육이 핵심이다. AI 인재 육성을 위한 교육 강화는 이제 필수다. AI는 융합응용 분야다. 책으로 가르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학교 주변 기업의 인턴십 등 현장 경험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정부의 올바른 방향 설정이 요구된다. 과감한 규제 철폐와 투자가 요구된다.

◇유지상=교육 방법을 혁신해야 하는데 재정적인 어려움이 해결되지 않으면 모든 것이 그림의 떡이다. 국내 대학 입장에서 외국 대학의 AI투자 금액은 상상하기 어려운 숫자다. 대학이 AI를 바라보는 시각과 방향은 다 같다. 다만 대학의 현실이 녹록치 않다. 정부가 대한민국의 국가 경쟁력은 결국 고등교육, 대학의 경쟁력과 비례한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한다.

정리=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