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기업가와 사업가는 다르다, 위기를 기회로 보는 기업가 육성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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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기업가정신포럼이 3일 서울 반포동 쉐라톤팔래스강남호텔에서 열렸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중소벤처기업가, 정책입안자, 교육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대한민국의 모범적 혁신성장을 위한 기업가정신은 무엇인가?를 주제로 패널토론이 열리고 있다. 사회는 이춘우 기업가정신연구소장(서울시립대 교수)가 맡았다.

“기업가와 사업가, 전문경영인은 다른 사람이다.”

“위기를 기회로 보는 기업가를 우리 사회가 육성해야 한다.”

쉐라콘 팔래스호텔 로얄볼룸에서 열린 대한민국 기업가정신 포럼에선 정부·중소벤처기업·학계 전문가가 모여 우리 사회가 필요로 하는 기업가정신과 육성방안에 대해 열띤 논의를 벌였다.

참석자들은 이날 패널토론에서 1960년대 산업화 시기와 1990년대 후반 외환위기 가운데 경제발전을 이끌었던 기업가의 역할에 주목했다.

정주영·이병철과 같은 1세대 기업가는 가파른 경제 성장을 견인했고, 한국을 세계 6위의 무역대국을 만들었다. 1990년대 황철주·변대규와 같은 2세대 기업가는 개인이 보유한 우수한 기술적 역량에 기반해 제1차 벤처붐을 이끌었다.

한국 사회는 그동안 새로운 경제발전을 이끄는 우수한 기업가를 배출해왔지만, 지속적으로 새로운 기업가그룹을 배출, 양성하는 창업생태계는 여전히 미흡한 실정이다. 미래를 준비하고 변화에 대응하는 시대정신으로 기업가정신 교육이 필요하다는데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를 냈다.

김우승 한양대 총장은 “범정부적으로 기업가정신 교육 인프라와 플랫폼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정부가 지원해줘서 창업을 하는 것이 아니라 민간에서 자발적으로 창업 프로그램을 만들고 정부가 일부만 재정지원하는 형식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김 총장은 조지아텍(조지아공대)에서 시행하는 창업경진대회를 성공의 한 예로 들었다.

대기업 위주 경제구조에서 중소벤처기업이 기업가정신을 발휘할 수 있도록 사회 문화 전반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박상일 파크시스템스 대표는 자신의 경험을 빌어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외국인 유학생으로서 창업이 더 수월했고, 고국에서 자국민으로서 창업하는 게 더 힘든 것이 우리나라 창업의 현실”이라면서 “정부가 '경제는 역시 대기업이 끌고가야해'라는 과거 관습과 관행 위주로 일한다면 벤처가 근본적으로 성공하기 어렵다”면서 문제점을 지적했다.

박 대표는 사회문화적으로도 기업가정신의 확산이 필요하다고 재차 설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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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서울 반포동 쉐라톤팔래스강남호텔에서 열린 대한민국 기업가정신포럼에서 대한민국의 모범적 혁신성장을 위한 기업가정신은 무엇인가?를 주제로 패널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정부에서도 기업가정신이 중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석종훈 중소벤처기업부 창업벤처혁신 실장은 “당장 성과가 나오지 않더라도 10년 뒤를 내다보고 해야하는 일이 기업가정신 교육”이라면서 초·중·고등학교에 기업가정신을 교육하는 '비즈쿨' 개소식에 참석했던 경험을 소개했다.

석 실장은 처음에는 소극적이었던 부모들도 자녀들의 변화를 체감하면서 태도가 달라졌다면서 중기부에서도 기업가정신교육 예산 확대를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기찬 가톨릭대 교수는 “오늘날 한국 경제 위기는 기업가에 의해 혁신이 일어나지 않고 관리자에 의해 혁신이 일어나기 때문”이라면서 “전문가는 위기를 위협이라고 생각하지만, 기업가는 위기를 기회라고 바라본다”면서 기회를 찾아 뛰어드는 기업가를 지원해야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정부가 예산을 늘리는 자원 중심 정책이 아니라 기회를 주는 정책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일례로 동남아시아 등 성장하는 시장에 일본 등 선진국이 뛰어들어 기회를 찾는 것처럼 한국도 해외 신시장에 진출하는 중소벤처기업과 청년에 더 많은 기회와 지원을 제공해야한다고 조언했다.

안건준 벤처기업협회장은 벤처생태계에서 대기업의 새로운 역할이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안 회장은 대기업을 다니는 우수한 인재가 잠재적 기업가 돼어 벤처기업계로 올 수 있도록 사회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의 다양한 벤처가 성장하려면 한국 대기업과 협력하고 손을 잡아야하는 것이 현실”이라면서 대기업이 환골탈태하고, 중소벤처기업과 함께 일할 수 있는 사회적 틀을 만들어가야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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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서울 반포동 쉐라톤팔래스강남호텔에서 열린 대한민국 기업가정신 포럼 패널토론에서 황철주 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 이사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황철주 청년기업가정신재단 이사장은 국가 차원에서 기업가를 육성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국사회에서 기업가와 사업가, 전문경영인을 어떻게 구별하고 무엇을 물려줄 것인가 다시 생각해보는 자리로 포럼을 열었다고 설명했다.

황 이사장은 “한국은 1세대 기업가들의 등장 이후 사업가와 전문경영인에 의해 관리되는 기간이 너무 길었다”면서 “이윤만 추구하는 사업가와 전문경영인은 장기투자가 힘들고 감시의 대상이지만, 자기 손해를 보더라도 멀리 보고 투자하는 기업가는 우리 사회가 키우고 존중해야할 사람”이라고 밝혔다.

그는 마지막으로 “기업가는 없는 것을 새로 만들고 부족하고 나누고 세계 경쟁에서 이기는 사람”이라면서 “사회가 벤처를 육성하고 기업가정신을 초·중·고에서 교육하기 시작했다는 것은 좋은 메시지”라면서 20년 뒤 한국은 미국과 같은 선진국 반열에 오를 수 있다고 격려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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