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 1분기 실적이 갈렸다. 삼성전자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가 동반 부진하면서 10분기 만에 최저 실적을 냈다. 반면에 LG전자는 신 가전을 앞세운 가전사업 호황에 힘입어 양호한 실적을 올렸다. 삼성전자는 2분기 말부터 반도체 수요와 함께 실적 회복이 기대되며, LG전자는 가전 사업을 필두로 안정적인 실적을 이어 갈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30일 실적발표를 통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52조4000억원, 영업이익 6조200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2016년 3분기 5조2000억원 이후 10분기 만에 가장 낮았다.
반도체 사업에서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60% 이상 급락했고, 디스플레이 사업에서 5600억원이나 적자를 기록하는 등 부품 사업이 부진했다. 디스플레이 사업 적자는 2016년 1분기 이후 처음이다.
실적 호황 때부터 지적돼 온 높은 반도체 사업 의존도 문제가 현실화됐다. 단기적으로 반도체 시장 회복이 필요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반도체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사업 다변화에 속도를 내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삼성전자는 2분기 말부터 반도체 수요가 살아나고, 하반기에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했다.
디스플레이 사업 역시 애플 등 특정 고객사의 수요가 크다 보니 고객사 상황에 따라 실적이 따라 움직였다. 삼성전자는 중장기적으로 정보기술(IT), 자동차, 폴더블 등으로 수요처를 다양화해 계절에 따른 영향을 줄이기 위해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 세트 사업은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 스마트폰은 갤럭시 S10 시리즈 등이 양호한 판매 실적을 거뒀고, 가전과 TV도 프리미엄 제품 중심으로 안정적 실적을 올렸다. 세트 사업은 2분기 이후에도 안정적인 실적을 이어 갈 것으로 보인다.
올해 시설투자 계획은 시장 상황에 맞춰 집행할 방침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메모리 분야는 중장기 수요 대응을 위해 인프라 투자는 지속하지만 메모리 장비 관련 투자는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LG전자는 이날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14조9151억원, 영업이익 9006억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4%, 18.7% 감소했다.
1분기 실적을 이끈 것은 단연 가전 사업이다. 홈어플라이언스&에어솔루션(H&A) 사업본부는 매출 5조4659억원, 영업이익 7276억원으로 모두 분기 최대를 기록했다. LG전자 개별 사업본부 분기 영업이익이 7000억원을 넘은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영업이익률은 무려 13.3%로 역대 최고이던 2017년 1분기 11.4%보다 1.9%포인트(P)나 높았다. 건조기, 스타일러, 공기청정기, 전기레인지 등 신 가전 수요가 폭증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TV 사업은 올레드 선전에 힘입어 8.6%대 영업이익률을 거뒀다. 스마트폰 사업은 사업 구조 개선에 힘입어 적자폭을 2000억원대로 줄였다. 전 분기 대비 36.1% 감소했다. 자동차부품 사업은 매출이 60% 이상 증가했고, 적자는 154억원으로 줄였다.
LG전자는 2분기에도 가전 사업 호조, 프리미엄 TV 판매 확대, 스마트폰 손익 개선 지속 추진 등으로 실적 호조세를 이어 가겠다는 계획이다.
LG전자 관계자는 “가전은 프리미엄 매출 확대와 원가 구조 개선으로 지난해 수준 이상의 수익이 예상되고, TV 역시 프리미엄 제품 판매 확대와 원가 구조 개선으로 안정적 수익 구조를 유지할 것”이라면서 “스마트폰은 5G폰 출시로 매출 성장 모멘텀을 확보하고, 사업 구조 개선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