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 기술 평가기관으로서 사업을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열린 환경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은 올해부터 온라인 메타순환평가를 에너지기술 연구과제에 적용하기 시작했다. 임춘택 원장 취임 후 1년여간 준비를 거쳐 국책평가기관으로는 처음 도입했다.
임 원장은 “지난해 시범과제에 적용했던 온라인 메타순환평가를 사업 전반에 적용해 객관적인 평가 수단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온라인 메타순환평가제도는 연구과제를 선정할 때 발표자 평가 대신에 과제 제안서를 온라인으로 평가하는 제도다. 과제 제안자가 평가결과에 대해 답변하고 반박하는 것도 온라인으로 한다. 온라인에서 평가가 블라인드로 이뤄져 구술이 아닌 연구 능력에 초점을 맞춰 평가가 이뤄지는 것도 장점이다. 임 원장은 평가위원이 모여서 회의할 필요가 없어지면서 전문가 섭외가 쉬워졌고 평가결과에 불복하던 사례도 줄었다고 말했다.
임 원장은 올해 에기평에 제도가 정착하면 다른 기술평가 기관에도 전파될 것으로 기대했다.
최근에는 15개 연구기관이 모이는 연구관리혁신협의회에서 온라인 평가 방식 성과를 발표해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임 원장은 에기평 사업도 에너지기술 연구개발(R&D)에서 안전으로 넓어졌다고 말했다. 화력발전소에서 발생한 인명사고나 화재사고 등을 막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다.
임 원장은 “매년 전기사고로 많은 인명이 사라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많다”면서 “에기평이 에너지 분야에서 안전 문제를 해결하는데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내부 혁신에도 힘을 기울인다. 대표적인 것이 인사다.
임 원장은 인사문제와 관련해 입사 5년차가 되면 직원이 관리자와 전문가 두 영역에서 선택할 수 있게 제도를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관리자와 전문가를 각각 양성하는 투트랙 인사 제도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그는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50대 전문가가 40대 관리자 밑에서 일하는 것이 흔하다”며 “국가 차원에서나 에너지기술평가원 차원에서도 전문가를 양성해야 새로운 기술 트렌드를 이끌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문가 길을 선택하면 사내대학에 과정을 개설해 교재도 만들고 후배를 전문가로 키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정부의 '포용국가' 정책 일환으로 직장 민주주의에도 관심을 기울였다. 직장 내에서 소외받는 직원이 없이 공정하게 기회를 얻고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를 위해 에너지기술평가원은 직원 구성원을 대표하는 운영자문위원회를 운영 중이다.
그는 “자문위에서 나온 사항은 모두 기록하고 있다”며 “180여명 직원 모두가 소외받는 사람 없이 누구나 에너기술평가원 운영에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경민 산업정책(세종)전문 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