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은 28일 “여야 합의 없이 선거법을 패스트트랙으로 개정하겠다는 것은 다수의 횡포”라며 “김관영 원내대표와 손학규 대표는 오신환, 권은희 의원의 불법 사보임을 당장 취소하고 원위치로 돌려야 한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도 모르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해서 비례대표 몇 석을 더 얻을 수 있을지는 몰라도 바른미래당이 법과 원칙을 파괴하는 공모자가 될 수는 없다”며 “다수의 힘으로 선거법마저 바꾸는 나쁜 선례를 남기면 앞으로 21대 국회부터 다수의 힘을 동원한 불법공모가 판을 쳐도 막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선거법은 국민의 대표를 어떻게 선출하느냐의 문제로 게임의 규칙을 정하는 문제”라며 “과거 군사독재정권 시절에도 선거법만큼은 여야가 합의로 개정하는 전통을 지켜왔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은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에 합의의 정신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의원은 “자유한국당은 지난 12월의 합의정신에 따라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진정성 있는 선거법 개정안을 내놓고 정개특위와 사개특위에 진지한 자세로 참여해야 한다”며 “더불어민주당은 패스트트랙을 해제하고 두 특위의 정상적인 운영을 약속하라”고 말했다.
유 의원은 난장판이 된 국회 사태와 관련해 “상황이 더 악화되기 전에 여야를 떠나 우리 모두 의회주의의 원칙과 상식으로 돌아가자”고 호소했다.
앞서 김 원내대표는 25일 공수처법을 담당하는 국회 사법개혁특위 소속 권은희·오신환 의원을 각각 임재훈·채이배 의원으로 교체하는 사보임을 단행했다.
유 의원은 기자회견 후 취재진에게 “선거법 패스트트랙은 21대 국회가 돼도 계속 혼란이 될것”이라며 반대 의견을 표했다. 반면 “공수처, 검경수사권 조정 법안은 논의해서 패스트트랙에 올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