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업계 변화도 증권업계 못지 않다. 단순히 간판을 바꿔다는 수준이 아니라 새로운 법인이 급증하는 추세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총 243개 운용사가 영업 중이다. 1년 만에 28개사가 증가했다. 올해 들어서만 10개사가 추가로 설립되는 등 자산운용시장이 지속 확대되는 추세다.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KY자산운용과 누림자산운용은 이달 초 금융위원회에 전문사모집합투자업을 신규 등록했다. 이지스리얼에셋투자신탁운용, 헤리티지자산운용, 타이거대체투자운용, 발벡케이피엘자산운용, 퍼시픽브릿지자산운용, 벨에포크자산운용, 비앤비자산운용, 디와이자산운용 등은 올해 신규 등록을 마치고 사업을 개시했다.
자산운용사 재직 인력도 덩달아 매년 증가 추세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자산운용업계 전체 종사자 수는 8223명에 이른다. 2014년말 4852명 대비 약 69.4%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증권업계 종사자 수는 3만6613명에서 3만6377명으로 외려 감소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전문사모투자업 등록 기준이 크게 완화되면서 시니어 직원이 증권사를 나와 운용사를 차리는 사례가 급증했다”면서 “대형 증권사 보다는 중소형사를 중심으로 인력 이탈이 이어지는 추세”라고 전했다.
실제 운용사 수 증가에 따라 운용자산 규모도 급증세다. 운용자산은 1018조7000억원으로 2017년 말 대비 69조1000억원(7.3%) 증가했다. 펀드 수탁액은 551조원으로 같은 기간 53조8000억원 늘었다. 특히 사모펀드가 전년보다 47조2000억원(16.5%) 증가해 333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규모가 날로 증가 추세지만 양극화는 더욱 심해지고 있다. 전문사모운용사 가운데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회사는 47.3%에 이른다. 특히 지난해 신설 운용사 29개사 가운데 적자 회사 비중은 절반을 넘는다. 디셈버앤컴퍼니자산운용은 올해 29억원 영업적자를 기록하며 신설 운용사 가운데 가장 많은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에이원자산운용, 위너스자산운용, 브이엠자산운용 정도만 10억원 안팎 순이익을 거두고 있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전문사모운용사가 급증하면서 다양한 투자 상품이 등장하고 투자자 역시 선택의 폭이 크게 넓어졌다”면서도 “규모가 작고 매출 등이 한계 상황에 몰린 운용사일수록 고유자금을 통한 사모펀드나 부동산펀드 등 무리하게 운용에 나설 수 있는 만큼 유의해야 할 부분이 있다”고 조언했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