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조원 동대문 도매시장, 온라인 플랫폼에 올라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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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문시장 ⓒ게티이미지뱅크

15조원 동대문 도매시장이 온라인 플랫폼을 타고 변신하고 있다.

동대문 시장은 세계 5대 패션 클러스터(산업집적지) 중 하나지만, 어떤 대형 유통사도 뚫지 못하던 시장이다. 그런데 2012년 창업한 링크샵스라는 스타트업이 도매상과 패션몰(소매상)을 이어주며, 동대문시장의 온라인 변신을 이끌고 있다. 이미 8100여개 이상의 패션몰을 확보하며 월 200억원 이상의 거래액을 기록하고 있다.

동대문시장은 58만5700㎡에 달하는 크기의 국내 최대 패션생산·소비시장이다. 도매매장 수만 2만여개, 연간매출액 15조원이상(산업연구원 추산) 규모다.

동대문시장은 1960년대 정부의 수출 드라이브 정책과 함께 의류중심 시장으로 발전했다. 1990년대에는 대형 패션몰이 연이어 문을 열면서 남대문시장을 제치고 국내 최대 도매시장으로 자리잡았다.

동대문시장이 세계적 의류도매시장으로 자리매김하면서 2000년대 초반부터 인터파크, 지마켓 등 국내 굴지 유통회사도 진입을 시도했으나 성공하지 못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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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문시장 도매매장 앞에 쌓여있는 의류상품. 주문 받은 의류상품 묶음을 전국 온, 오프라인 쇼핑몰로 전달하는 것이 대행업자인 사입삼촌의 역할이다.

동대문도매시장은 계약서와 같은 행정절차가 없이 거래 당사자간 신용 거래로 빠른 제품 생산 및 출시 가능하다. 이런 특성은 시스템화되지 않았고, 보수적 문화로 인해 외부인의 진입이 어려운 대표적 시장으로 꼽혔다. 이른바 대행업자인 '사입삼촌'을 몇 년씩 하거나 직원으로 시작해 도매상을 운영하지 않으면 인정하지 않았다.

링크샵스는 도매상부터 파고 들었다. 링크샵스를 창업한 서경미 대표가 도매상 직원부터 시작해 시장 상인들의 마음을 얻었다. 이후 사입삼촌으로 불리는 대행업자를 영업팀장으로 대거 영입해 시장에 파고 들었다.

링크샵스가 거래하는 도매상(셀러)숫자는 2017년 4400여개사에서 이년만에 갑절 규모로 늘어났다. 현금거래가 대부분인 만큼 결제 정산과 관리가 어려운 점을 IT로 쉽게 할 수 있게 했다. 소매상은 단골이 아닌 이상 낱장 거래가 어려운 점을 중개사이트의 이점을 활용해 주문할 수 있게 했다.

링크샵스는 상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쇼핑몰 대상 교육에 집중하고 있다. 초보 쇼핑몰 사장님이나 예비 창업자를 대상으로 온·오프라인 교육을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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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의 동대문시장에는 스마트폰과 캐리어를 들고다니며 의류 도매매장을 돌아다니는 사람들을 종종 볼 수 있다. 이들은 주로 중국, 러시아 등 해외 빅바이어일 가능성이 높다.

이론교육에선 동대문 도매상가별 특징부터 도매상에 특화된 언어를 일일이 알려주는 것부터 시작해 쇼핑몰 운영 노하우까지 알려준다. 장끼(영수증)', '미송(미배송·입고지연)', '깔(색깔 종류)', '빨(옷의 스타일)' 등 그들만의 언어를 배우는 것부터 동대문 사입 형태별 장·단점까지 꼼꼼하게 분석해준다. 오프라인 교육은 전·현직 사입삼촌이 직접 맡아 한밤중 동대문도매시장을 돌며 이뤄진다.

교육 한달만에 강의 공지를 올리자마자 마감행렬이 거듭되고 있다. 이미 한달 뒤 교육신청이 마감됐다. 링크샵스는 교육이 쇼핑몰의 초기 시행착오를 줄이고, 자영업자 전반의 경쟁력을 강화시켜주는 첫 걸음이라고 전했다.

소비자 지출에서 온라인이 지출하는 비중은 점점 늘어나고, 성장세는 더욱 클 것으로 예상했다. 의류 쇼핑몰 시장 경쟁이 치열하지만, 변화하는 시장에 준비해 뛰어드는 창업자는 생각보다 적다고 진단했다.

강세영 링크샵스 마케팅팀장은 “도매시장은 철저하게 도매상들 중심으로 돌아가는 시장”이라며 “현장의 흐름을 알아야 쇼핑몰 사장님들도 성공할 수 있고, 이들의 구매력(바잉파워)를 늘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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