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가 인슈어테크사를 통해 1년 단위 장기 미니보험 판매를 추진하고 있다.
소액·초단기 상품인 미니보험 가입기간을 이어감으로써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하겠다는 의도다.
미니보험의 경우 상품 특성상 기간이 짧고 비용이 소액이라는 점에서 수익성이 크지 않았다. 1년 단위 미니보험이 활성화하면 인슈어테크사에게 새로운 시장이 열리게 될 전망이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A보험회사는 미니보험을 판매하는 인슈어테크 회사에 최근 1년 단위 여행자보험 판매를 제안했다. 대부분 소비자가 단기로 가입하는 여행자보험을 1년 단위로 판매하는 등 가입기간을 늘린 상품을 판매하라는 것이다. 해당 보험사는 위치기반서비스를 이용해 가입자가 공항에 도착하고, 도착지 정보만 입력하면 별다른 과정 없이 보장이 활성화하는 상품을 인슈어테크사를 통해 공급하겠다는 의도다.
인슈어테크사 관계자는 “최근 보험사에게서 1년 단위 여행자보험 판매 제안을 받고 내부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며 “여행자보험을 찾는 소비자 특성상 단기 고객이 많아 니즈는 불분명하지만,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어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니보험은 실생활에 필요한 보장을 중심으로 위험보장 범위를 줄이는 대신 보험료가 저렴한 상품을 말한다. 보험료가 소액이라 대면채널보다는 판매수수료 부담이 적은 온라인채널에서 판매가 이뤄진다. 대표적으로는 여행자보험, 유방암만을 보장하는 보험, 스키를 타다가 사고가 날 때 받는 배상책임 보험 등이 있다.
보험사들이 인슈어테크사에 1년 단위 미니보험을 제안한 것은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최근 자기한테 꼭 필요한 혜택을 보장하는 상품에 가입하려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미니보험에 대한 니즈가 커졌다. 이 때문에 삼섬생명과 한화생명, KB손해보험, DB손해보험, 처브라이프생명 등이 미니보험 판매에 나섰다.
문제는 수익성이 크지 않다는 점이다. 미니보험은 단기·소액 상품이라 보험사에게는 만년 적자 상품이다. 실제 이 같은 미니보험 비중이 큰 보험사는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교보라이프플래닛은 168억3252만원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전년(187억1770만원) 대비 손실 폭은 줄었지만 적자상태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교보라이프플래닛은 2013년 말 출범 후 단 한 번도 흑자를 내지 못했다.
그런데도 보험사들이 미니보험에 주목하는 것은 주머니 사정이 가벼운 20~30대 고객을 유치하기 위함이다. 게다가 1년 단위로 미니보험을 팔 수 있으면 크진 않지만, 안정적인 수익성 확보가 가능하다.
대형 보험사 관계자는 “미니보험은 소액·초단기라는 상품 특성상 보험사에게 있어 수익성이 크지 않았고, 최근 이를 파는 인슈어테크 역시 소위 '돈이 되지 않은 상품'이란 꼬리표가 있었다”면서 “1년 단위 상품 판매 시도는 보험사와 인슈어테크사 모두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할 수 있어 이 시장에 진출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인슈어테크사를 통한 미니보험 판매가 늘고 있는 만큼 이 시도가 성공한다면 다수 보험사들이 흐름에 동참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