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인터랙티브엔터테인먼트코리아(SIEK)는 내달 7일부터 PSN 서비스 권한을 모회사인 일본 소니인터랙티브엔터테인먼트(SIE)로 이전한다. 이를 두고 한국 게임 이용자를 위한 편의 조치인지, 경영지표 공개를 앞둔 사전 포석인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국내에 서비스되는 콘솔게임 전자 소프트웨어 유통망(ESD) 결제 방식에 대한 이용자 불편 호소는 이어져 왔다. 카드정보 저장과 관련한 국내법 때문이다. 불편한 ESD 결제 방식 때문에 이용자가 오히려 해외 구매를 환영해 왔다.
다음 달 7일부터는 SIE가 주체가 되면서 체크카드와 신용카드를 지원한다. 해외 승인을 지원하는 제휴카드를 PSN 계정에 등록해두면 콘텐츠 구매 외에도 온라인 유료 멤버십 가입이나 자동 갱신에도 카드 결제를 쓸 수 있다.
지금까지 SIEK는 5000원, 1만원, 5만원, 10만원 등 PSN카드를 구매해 PS스토어에 충전하는 불편한 방식만을 제공했다. 해외 PS스토어에서는 카드 정보를 저장하면 구매할 때 손쉽게 결제를 할 수 있다. 페이팔, 원클릭 같은 간편 결제 방식도 제공한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별도 웹페이지로 결제 모듈을 불러와 본인인증 하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카드결제를 제공할 수 없었다.
2013년 카드사 정보 유출 이후 정부는 카드 정보보호 및 소비자 보호 대책으로 카드 정보를 저장하고 활용할 수 있는 기관으로 금융사와 일정 자격을 갖춘 결제대행업체(PG)사로 제한했다. SIEK는 PG 자격이 없고 글로벌 서비스 중인 PS스토어에 PG결제 모듈을 불러올 운용체계(OS)를 추가하기도 여의치 않아 어쩔 수 없이 PSN 카드 등록 방식을 제공했다.
닌텐도 스위치 역시 '웹페이지 구매-코드 수령-기기에서 입력 및 다운로드'라는 기형적 형태다. 별도 보안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웹페이지에서 게임을 구매하고 홈페이지 또는 메일로 발송된 코드를 수령한다. 그리고 국내 e샵에 접속해 게임 코드를 입력하고 다운로드한다. 해외 계정으로 접속시 페이팔 등 간편결제가 이뤄짐과 동시에 다운로드가 가능한 것과 큰 차이가 있다.
SIEK가 이용자 불편 개선을 위해 결제 주체를 이전했지만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할 전망이다. SIE로 이관된 이후 PSN에서 발생하는 매출을 알 수 없다. 구매활동이 SIE 매출로 잡히기 때문이다. 한국은 세법상 국내에 고정사업장이 있어야 세금을 징수할 수 있다. 고정사업장 여부는 서버 소재지로 판단한다. 국내에서 돈을 벌지만 수익을 알 수 없는 또 다른 구글플레이가 탄생하는 셈이다.
SIEK 관계자는 “내달 7일부터 PSN 서비스가 SIE로 이전되고 구매 활동은 SIE 매출로 잡힌다”면서 “세금에 관해 말할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본인인증을 강제하는 현재 법 체계는 불편함뿐만 아니라 세수 누출로까지 이어질 판”이라며 “관련법을 개정해 글로벌 표준에 맞는 서비스를 한국에 제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