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이 23일 탈당을 선언했다. 이 의원은 이날 바른미래당이 의원총회를 열고 선거법과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법 등 패스트트랙 합의안이 추인되자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탈당 선언을 했다.
이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단기필마로 남아 신보수의 길을 개척하고자 한다”며 탈당 의사를 밝혔다.
이 의원은 이날 열린 의총과 관련돼 “바른미래당이 민주당의 2중대, 3중대로 전락하는 것을 비판한 것을 빌미로 손학규 지도부가 저를 징계할 때부터 탈당을 결심했지만 패스트트랙 저짓하기 위해 수모 감내해왔다”며 “더 이상 이 당에 남아있을 이유 없다. 여기까지가 제 소임인 것 같다”며 탈당 배경을 설명했다.
이 의원은 “패스트트랙 합의안 처리가 지도부의 수적 횡포 속에 가결이 됐다”며 “돌이킬 수 없는 역사적 정치적 죄악을 저지르고 말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당원권 정지라는 지도부의 꼼수로 '12대 11'이라는 표결 결과가 나온 것에 참담한 분노를 느끼며, 이를 막아내지 못해 국민들께 죄송하다”며 “의총장 출입 거부로 당 의원들에게 마지막 편지의 형식으로 간곡하게 현명한 판단을 부탁드렸으나 역부족”이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바른미래당은 야당으로 문 정부의 폭주를 저지하기는 커녕 그들과 작당해 자기 총선의 생존만을 모색하고 있다”며 “지도부가 교체된들 당의 현 상태가 환골탈태가 될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어떤 경우라도 문재인 정권 좌파 독재의 문을 열어주는 패스트트랙을 결사 저지할 것임을 거듭 다짐한다”며 “보수에서 더 나아가 대한민국의 헌법가치를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는 정치세력들이 힘을 합쳐 문 정권의 광기어린 좌파 폭주를 저지하겠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당분간 무소속으로 활동할 계획이다. 기자회견 후 '자유한국당에 입당한다는 뜻인가'라는 취재진 질문에 이 의원은 “입당한다는 말 한적 없다”고 말했다.
그는 “사실 한국당에 대해 아직도 불만족스럽고 미흡하고 안타까운 부분이 너무나 많다”며 “과거 헌법수호 의지가 약하다고 해 탄핵했지만, 지금 (정부는) 그것보다 더 심각한 헌법파괴 행위를 자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젠 어떤 면에서는 힘을 합해야 할 상황도 있다고 현실적인 부분을 인정한다”며 “한국당이 변화되고 새로운 보수세력을 위해서 새로운 대한민국을 함께 만들어가자, 이렇게 되면 그때는 함께 통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제가 단독으로 입당을 하느냐 마느냐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제반세력'을 합하는데 지금부터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