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증하는 보험 사기, 지난해 적발액 8000억원 '역대 최고'

원양어선을 방화하고, 수십 대에 달하는 외제차를 허위로 대여하는 등 보험 사기가 점차 고도화하면서 지난해 적발금액이 역대 최고치인 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보험사기 적발금액이 7892억원으로 집계됐다고 23일 밝혔다. 이는 전년 대비 9.3%(680억원) 증가한 것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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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당 적발금액이 매년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실제로 지난해 보험사기 적발인원은 7만9179명으로 전년 대비 5.2%(4356명) 감소했지만, 1인당 평균 적발금액은 1010만원으로 집계됐다.

보험사기 적발 규모가 매년 크게 오르면서 이르면 올해나 내년 중 1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2007년 2045억원 수준이던 보험 사기 적발금액은 올해 8000억원까지 불어났다.

종목별로 살펴보면 손해보험에서 적발금액이 7238억원으로 나타나 전체 보험 사기 90.7%를 점유했다. 생명보험은 744억원으로 9.3% 수준이었다. 과다 진단, 입원 등 질병·병원 관련 유형이 전체 보험 사기의 44.6%(3561억원)로 집계돼 전년 대비 16.9%(515억원) 증가했다. 이로써 최초로 장기손해보험이 자동차보험 사기 적발금액을 추월했다.

사례를 살펴보면 한방병원에서 보양목적 한약(공진단·경옥고 등)을 처방한 뒤 보험적용이 가능한 의료항목으로 진료기록부를 허위로 작성하거나 환자의 실제 입원기간, 납부금액보다 부풀려서 입퇴원 확인서와 영수증을 발급하는 등 진료기록 조작 및 허위영수증을 발급하는 경우가 있었다. 또 사고내용을 조작해 후유장해를 신청해 보험금을 받아가는 보험사기 사례도 적발됐다.

보험설계사 및 정비업체 종사자 보험 사기가 지속 증가했다. 이는 최근 보험 사기가 조직화, 대형화되는 추세를 반영한 것이다. 실제 보험업 종사자의 보험 사기는 2016년 1019명에서 지난해 1250명으로 지속 확대되고 있다. 정비업소 종사자도 2016년 907명에서 지난해 1116명으로 크게 늘었다.

문제는 이 같은 보험 사기로 선량한 가입자가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점이다. 보험은 가입자가 부담을 나눠서 지기 때문에 보험 상품 구조상 손해율이 상승하면 보험료 인상 근거가 된다.

이에 금융당국은 보험회사에서 입수된 보험계약 및 사고정보를 이용해 보험사기혐의 분석을 지원하는 보험사기인지시스템(IFAS) 고도화를 실시하는 등 보험 사기 근절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취약부문에 대한 기획조사 실시 및 IFAS 지능화 등을 통해 보험 사기가 근절될 수 있도록 총력 대응할 것”이라면서 “보험 사기 사실을 알게 되면 금감원이나 보험회사 보험사기신고센터에 적극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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