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원 “일부 일산화탄소 경보기, 감지·음량 등 성능 미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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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 유통되는 일산화탄소 경보기 일부가 감지·음량 등 성능이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은 시중 유통·판매 중인 일산화탄소 경보기 14개 제품을 대상으로 성능 시험을 한 결과를 16일 공개했다.

일산화탄소 경보기는 공기 중 일산화탄소 농도가 250ppm(1차 경보 농도)에서 5분 이내, 550ppm(2차 경보 농도)에서 1분 이내에 경보를 울려야 한다. 오경보를 방지하기 위해 50ppm(부작동 농도)에서 5분 이내에는 작동하지 않아야 하며, 경보 음량은 70㏈ 이상을 유지해야 한다.

소비자원 시험 결과 조사대상 14개 중 총 5개 제품이 성능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 4개 제품은 1차(250ppm)·2차(550ppm) 경보농도 등에서 미작동 또는 오작동했다. 3개 제품은 경보음량이 52~67㏈ 수준으로 기준에 미달했다.

소비자원은 일산화탄소 경보 농도 기준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유럽연합(EU)과 미국은 일산화탄소 경보기 최저 농도 기준을 각각 50ppm, 70ppm으로 규정했다. 반면 우리나라는 250ppm이라 저농도에 장시간 노출돼 발생하는 일산화탄소 중독 사고를 예방할 수 없다. EU 성능기준에 따라 시험한 결과 조사대상 14개 중 13개 제품이 50ppm 또는 100ppm에서 작동하지 않거나 규정된 작동시간 이내에 경보를 울리지 않았다.

일산화탄소 경보기 설치기준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시중 판매되는 일산화탄소 경보기는 바닥, 창문, 환풍기 부근 등 부적절한 장소에 설치하면 경보가 울리지 않거나 지연될 우려가 있다. 조사대상 14개 제품 중 설치위치 등을 안내한 제품은 3개, 제품사용 설명서 등을 제공한 제품은 7개에 불과했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국내 성능 기준에 미흡한 제품 사업자에게 자발적 시정을 권고했고, 해당 사업자는 이를 수용해 판매를 중지하고 교환·환불·수리하기로 했다”면서 “소방청에는 건전지형 일산화탄소 경보기 형식승인 등 기준 마련, 일산화탄소 경보기 경보농도 기준 강화와 설치기준 마련 등을 요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보농도 및 음량 성능 미흡 제품 및 시험결과(자료:한국소비자원)

소비자원 “일부 일산화탄소 경보기, 감지·음량 등 성능 미흡”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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