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공장이라고 하면 판매할 물건을 대량 생산하는 곳으로 인식된다. 그러나 물건이 아닌 공장 자체를 통째로 제작해 파는 곳도 있다. 스마트공장 구축 전문기업 텔스타-홈멜이 주인공이다. 지난주 금요일 경기도 평택시에 위치한 이 회사 본사를 찾았다.
공장 내부로 들어갔다. 1500평 규모 실내에완제품 형태 스마트공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차량이 사륜구동 하는 데 필요한 동력전달장치(액슬)를 조립하는 라인이다. 연간 25만개 액슬을 만들 수 있다.
처음 눈에 들어온 것은 다관절 로봇 팔이었다. 액슬에 들어가는 베어링과 기어를 가져와 정해진 순서대로 쌓는 일을 했다. 로봇이 부품을 옮겨놓으면 자동화 설비가 조립, 검사, 납입 절차를 거쳐 액슬 완제품을 만들어냈다.
로봇이 없을 땐 사람이 공정 사이사이 조를 이뤄 배치, 정면으로 마주 보고 무거운 부품을 이동시켜야 했다. 로봇 등장으로 힘든 일이 사라진 셈이다.
이정훈 텔스타-홈멜 상무는 “단순 노동은 로봇에 맡기고 사람은 자동화 설비 관리와 같은 고급 직무에 투입된다”고 설명했다. 사람은 서너 명밖에 보이지 않았다. 떨어진 부품을 보충하거나 로봇을 관리하는 인력이다.
공항 보안 검사대를 연상케 하는 비전 시스템도 쉴 틈 없이 돌아갔다. 라인을 타고 들어와 조립품 형상을 찍어 정상 이미지와 비교, 불량으로 판단되면 불합격 표시를 띄웠다.
공장을 빠져나오자 가상현실(VR) 기반 종합 관제실이 나타났다. 경상북도 경주시에 위치한 자회사 공장 현황이 한눈에 들어왔다. 전력 사용량, 온·습도, 생산량, 불량률, 가동률이 수치로 제시됐다. 경주는 텔스타-홈멜의 스마트공장 테스트베드다. 현재 차량 문틀 생산라인이 가동 중이다.
관제실 옆에는 품질 관리 장비 'TS-SPA'가 전시돼 있다. 부품별 조립 상태와 같은 품질을 측정한다. 점검 결과를 수집·분석해 관제실 서버로 보낸다.
이 상무는 “스마트공장은 품질, 생산성, 효율성을 향상시킨다”며 “관련 기록이 모두 남기 때문에 생산 공장 입장에서는 제품에 대한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텔스타-홈멜는 2017년 독자 스마트공장 플랫폼 링크(LINK)5를 선보였다. 회사 노하우가 집약돼 있다. 링크5는 스마트공장에서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상황을 실시간 점검한다. 이 과정에서 발생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공장 생산성과 품질을 높인다.
링크5 내 스마트공장 솔루션은 기능별로 모듈화돼 있다. 고객사 상황에 따라 맞춤형 서비스를 지원한다.
텔스타-홈멜은 1987년 델스타무역이라는 사명으로 설립됐다. 2004년 독일 홈멜에타믹사와 합작, 지금의 이름으로 상호를 변경했다. 이노비즈협회가 추진하는 '이노비즈 스마트공장 플랫폼' 의장사를 맡고 있다.
스마트공장관련 자동화 설비, 소프트웨어(SW)를 비롯해 사물인터넷(IoT), 품질관리 장비를 만든다. 지난해 본사에서만 매출 545억원을 기록했다. 직원은 95명이다. 경주와 중국 청도에 자회사를 세웠다.
이 상무는 “스마트공장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일감이 몰리고 있다”며 “링크5를 지속 고도화, 완성도를 높이는 것이 중단기 목표”라고 전했다.
평택=
최종희기자 choi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