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이 비즈니스 효율성과 확장성을 위해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 전략을 앞다퉈 도입하는 가운데 HCI(Hyper Converged Infrastructure) 기술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HCI는 가상화 기술을 기반으로 서버·스토리지·네트워크 등 각 영역을 한 시스템에서 소프트웨어(SW)로 관리할 수 있는 솔루션이다.
기업이 HCI를 눈여겨 보는 이유는 인프라 확장이 용이하고 높은 수준의 관리 자동화 기능을 탑재해 향후 SW정의데이터센터(SDDC) 기반 프라이빗 클라우드·퍼블릭 클라우드·하이브리드 클라우드 환경을 손쉽게 구축·관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HCI는 설치 간편성·총소유비용절감(TCO)·효율적 통합관리·설치 공간 절감·인프라 확장성 등 장점들을 바탕으로 '온프레미스의 보안 안전성'과 '퍼블릭 클라우드의 유연성·민첩성'을 모두 갖춘다는 점에서 각광받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뉴타닉스·히타치 등 글로벌 기업뿐만 아니라 비즈머스·넷아스기술 등 토종 기업들도 HCI 역량을 앞세워 차세대 데이터센터 시장 선점에 뛰어들었다. 특히, 글로벌 기업들이 HCI를 주도하는 상황 속에서 토종기업들도 펜타아크(pentaARK)·넷마이크로(Nettmicro) 등 HCI 솔루션을 선보이며 시장 지배력을 점차 키우고 있다.
컴퓨팅 시장에서 전통적인 인프라 방식 시장 규모는 급격히 축소되는 반면 가상화 인프라·클라우드 인프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기 때문이다. HCI 시장 성장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토종기업들도 HCI 기술력과 인지도 확보에 나서고 있다.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 시대, 레거시 인프라 한계
HW 중심으로 설계된 레거시 인프라는 스토리지·네트워크·서버 등 인프라 자원 간 사일로로 인해 관리가 복잡할 뿐 아니라 데이터센터에 많은 공간을 차지한다. 또, SW정의 인프라와 비교해 클라우드와 연동과 유연한 인프라 할당이 어려운 실정이다.
다시 말해 기업은 비즈니스 성장에 따른 인프라 확장, 컨테이너, 가상머신(VM) 등 최신 IT 기술 통합 시 유지 관리와 보안에 많은 자원을 소모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본연 업무에 몰두해야 할 IT 인력들은 개발과 혁신에 투자해야 하는 비용과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 빠르게 변화하는 비즈니스와 IT 환경에서 역동적으로 대처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래 비즈니스 토대는 IT 인프라 재정립
기업들은 비즈니스 성공을 위해 하이브리드 혹은 신기술을 통해서만 제공받을 수 있는 보다 고도화되고 측정 가능하며 맞춤화된 솔루션을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 단연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인프라가 바로 HCI이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2020년까지 핵심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 중 20% 이상이 HCI로 이전될 것으로 예상했다. 2018년 글로벌 HCI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55% 증가한 44억달러를 기록했다. 올해는 HCI 시장이 약 64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국내 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HCI 시장 규모는 2016년 149억원이란 작은 규모에서 출발했지만 매년 100% 이상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VDI 등 특정 분야에서 주로 사용되던 HCI가 일반 컴퓨팅 환경에서도 3티어 구조 인프라를 대체하는 인프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또, HCI는 기업 가상화·프라이빗 클라우드 뿐만 아니라 퍼블릭 클라우드 인프라로 주목을 받고 있다. 퍼블릭 클라우드 사업자들이 고객사 전용 인프라를 구축, 임대형으로 서비스하는 모델을 HCI를 기반으로 제안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HCI,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 성공 요소
4차 산업혁명 시대 도래로 인해 데이터가 폭증함에 따라 IT 인프라 환경이 복잡해지고 있다. 이로 인해 기업들은 인프라 관리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최근 IDG조사에 따르면 현재 기업이 운영하는 IT 인프라 관련 문제 중 가장 시급히 개선해야 할 것은 '비용'과 '인프라 관리'인 것으로 나타났다. 비용이 54.6%, 관리 편의성이 53.5%로 절반이 넘는 응답자가 이를 당면 과제로 손꼽았다. 이어 안정성(44.1%), 보안(42.2%), 확장성(40.6%), 성능(39.2%), 용량(18.5%) 등 순이었다.
현재 IT 인프라 문제 해법으로 'HCI'가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HCI를 도입한 기업들은 HCI 도입으로 기대되는 효과로 관리편의성 개선(60.5%), 비용절감(57.3%)을 기대하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HCI는 초기 SDC(Software Defined Compute)·SDS(Software Defined Storage)를 융합하는 범위를 넘어 SDN(Software Defined Network)·CMP(Cloud Management Platform)·하이브리드 클라우드를 융합한 데 이어 서비스로서의 인프라(IaaS) 영역을 벗어나 서비스로서의 플랫폼(PaaS) 영역까지 융합 범위가 확장되고 있다. 이제 HCI는 가상화 또는 클라우드 한계를 넘어 성공적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위한 필수 요소로 인식되고 있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