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기술 연구개발(R&D) 과제 평가에서 오프라인보다 온라인 평가가 공정성과 비용 측면에서 효율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원장 임춘택)은 지난달부터 94개 과제에 적용한 온라인 메타평가 방식이 평가자와 R&D사업 수행기관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9일 밝혔다.
온라인 메타평가는 R&D 사업 수행기관 선정 때 적용하는 평가방식이다. 기존에는 과제를 수행할 사업자를 선정할 때 대면 평가가 이뤄졌다. 사업수행 기업이나 기관은 발표 내용을 심사위원에게 설명서를 인쇄물 형태로 제공하고 발표자가 나서 사업을 설명하면 평가위원이 현장에서 직접 질의하고 평가하는 방식이다. 온라인 메타평가는 대면을 없애고 피평가자가 온라인으로 사업설명서를 제출하면 평가위원 역시 온라인으로 점수를 매긴다.
에기평은 지난해 16개 과제에 시범 적용했다. 올해 평가 지침 수립과 전산시스템 구축을 마치고 '개념평가'에 도입했다. 개념평가는 사업 개념 정도를 얼마나 이해했는지를 평가하는 예비평가다. 공모를 거쳐 신청자가 3배수가 넘으면 개념평가에 온라인 메타평가 방식을 적용했다.
평가위원은 △우수전문가 참여율 확대 △평가 검토시간 증대 △전문성 향상 등 면에서 온라인 메타평가에 후한 점수를 줬다. 시간에 쫓기는 상위 전문가가 적극 참여하면서 전문가 참여율도 두 배가량 늘었다.
심사위원의 과제당 검토시간도 큰 폭 늘었다. 서면평가에선 과제당 15~20분이 배정됐지만, 온라인에서 2시간 안팎으로 7~8배가량 증가했다.
온라인 익명평가로 평가점수 편차가 들쑥날쑥한 단점은 본 평가 때 다른 평가위원 의견과 점수를 참조하게 해 보완했다. 평가자 이의신청도 절반 이하로 낮아졌다. 평가 결과를 피평가자에게 공개하고 이의기간을 늘리면서 평가결과를 충분히 소명하는 기회를 준 덕택이다.
비용 절감과 업무 효율성 증가도 온라인 평가 방식 장점으로 꼽았다.
에기평은 온라인 평가를 적용하면서 전문가 활용비, 장소임차비, 회의비 등 서면평가 때 적용되던 비용이 41% 줄었고 직원 업무효율도 늘었다고 설명했다.
에기평은 7000억원 규모에 달하는 R&D 사업 전반에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에기평 관계자는 “하반기에는 규정을 보다 명확하게 보완해 본 평가와 과제 검증에도 적용을 검토 중”이라며 “17일 15개 연구기관이 모이는 연구관리혁신협의회에서 온라인 평가 방식 성과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경민 산업정책(세종)전문 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