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신용카드 수수료 갈등, 정부는 뭐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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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영세가맹점 수수료 인하 여파로 대형 가맹점과 카드사 간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카드업계와 현대차 간 수수료 중재로 일단 최악의 사태는 모면했지만 대형 유통사와 이동통신사, 항공사까지 줄줄이 수수료 협상이 남아 있다.

최근 이통사가 '카드사 통신요금 자동납부 대행' 중단을 선언, 소비자 불편만 가중되는 상황에 직면했다.

금융 당국이 불공정한 수수료 협상을 모니터링하고 형사고발까지 하겠다며 으름장을 놓고 있지만 종이 호랑이다.

카드사와 대형 가맹점도 이 같은 선언적 금융 당국의 행태에 노골적으로 불만을 터뜨린다.

영세 가맹점 우대를 위해 카드사와 대형 가맹점에 희생을 강요하는 형국이다. 자율경쟁 시장 논리를 철저히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도 쏟아진다.

외국계 대형 가맹점은 아예 논의 대상에서 제외됐다. 코스트코가 어느 정도의 수수료를 내고 있는지 아는 이도 없고, 정부는 뒷짐만 지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은 크게 두 가지다. 우선 이번에 카드수수료 산정 체계를 모두 공개하는 방안이다. 카드사가 떳떳하게 수수료율을 조정하려면 산정 체계를 공개하고, 매출이 어느 정도 줄고 있는지 실제 상황은 어떤지를 오픈해야 한다. 산정 체계를 밝히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두 번째는 금융위가 대형 가맹점 대상으로 강력한 제재를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정부 부처 합동으로 가맹점 수수료율을 중재할 수 있는 범부처를 만들거나 합동 태스크포스(TF)를 꾸려야 한다.

카드 시장에서 대형 가맹점은 갑일 수밖에 없다. 이를 중재하지 않고 뒷짐만 지는 정부라면 국민을 우습게 보는 행위다.

이제라도 정부는 카드 가맹점 수수료의 합리적인 중재를 위해 나서야 한다. 이와 함께 독점 지위를 누리고 있는 대형 가맹점 가운데 외국계 대형 가맹점, 본사가 해외에 있는 기업 대상으로도 전수 조사 등을 해야 한다. 언제까지 정부는 방관만 할 것인가.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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