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상품수지 흑자 4년 7개월 만에 최소...반도체·선박 수출 부진 영향

상품수지 흑자 규모 축소 우려가 가시화됐다. 반도체와 석유류 수출이 부진한 결과, 4년 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고꾸라졌다.

2월 전체 흑자 규모도 전년보다 축소됐다. 입국자 수 증가로 서비스 수지는 개선됐으나 배당지급이 몰리며 본원소득수지가 악화된 탓이다.

Photo Image
ⓒ게티이미지뱅크

한국은행이 4일 발표한 '2019년 2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경상수지는 36억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2012년 5월 이후 82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지속했다. 규모가 전월(28억2000만달러)보다는 커졌지만 2018년 2월(39억달러)에 비해서 다소 줄었다.

상품수지는 54억8000만달러 흑자에 그쳤기 때문이다. 2014년 7월(54억2000만달러 흑자) 이후 4년 7개월 만에 가장 적은 수준이다.

수출(401억3000만달러)이 1년 전보다 10.8% 줄었기 때문이다. 2016년 4월(-18.5%)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수출을 견인하던 반도체가 타격을 받았다. 통관 기준 반도체 수출액은 69억9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23.9% 감소했다. 전월(79억9000만달러)에서도 그 규모가 다소 축소됐다. 전기·전자제품(123억1000만달러)은 19.6%, 석유제품(29억달러)은 13.5% 감소했다.

조선업도 여전히 부진을 면치 못했다. 선박(12억8000만달러)은 46.8%나 쪼그라들었다. 수출 품목 중 그 감소 폭이 가장 컸다.

한은 관계자는 “반도체 단가가 하락하고 석유류 수출이 부진한 데다 중국 제조업 경기 둔화로 대중 수출이 둔화한 영향을 받았다”고 진단했다.

서비스수지는 17억2000만달러 적자로, 그 규모가 다소 줄었다. 2016년 12월(6억6000만달러 적자) 이후 가장 개선됐다. 입국자 수가 늘어난 데다 1인당 여행 소비가 감소한 영향을 받았다.

중국인 입국자 수는 전년 대비 31.3%, 일본인 입국자 수는 26.7% 증가했다. 전월보다도 그 수가 늘어나며 증가세를 이어오고 있다.

운송수지(3억2000만달러 적자)도 다소 개선됐다. 세계 교역량 둔화로 운송지급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본원소득수지는 3억6000만달러 흑자로, 지난해 8월(3억2000만달러) 이후 가장 적은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한은에서는 국내 대형 사모펀드 기업 인수·합병(M&A) 활성화로 해외 주주 대상 비정기적인 배당 지급이 확대된 탓으로 분석했다.

수출 부진과 배당 지급 쏠림 현상이 겹치자 4월 경상수지 적자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한은 관계자는 “상품수지 흑자가 줄어드는데다 4월에는 계절적으로 배당 지급이 많아 경상수지 흑자가 축소되긴 할 것”이라면서도 “서비스수지가 최근 몇달 동안 개선되고 있어 추세를 예단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