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서비스, 공공기관이 주도...4%가 점유율 50% 잠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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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원 규모의 국내 지식재산(IP)서비스 시장에서 4% 남짓한 공공기관이 매출 절반을 점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 서비스가 확대하면서 이익 감소로 인한 민간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공공·민간이 상생할 수 있는 생태계 조성이 시급하다.

3일 특허청이 작성한 'IP서비스업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7년 IP 서비스 사업 매출 규모는 약 9900억원이었으며, 이 가운데 47%를 공공기관이 점유했다. 전체 IP서비스업체 860여개 가운데 공공기관 비율은 40여개(4.7%)다. 공공기관 대다수가 최상위 사업자로서 시장 대부분을 차지했다.

공공기관은 사업 안정성과 신뢰성 측면에서 민간 대비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민간에선 일부 업체를 제외하면 상당수 업체가 아직 영세하다. 공공기관이 일부 IP서비스를 무상 제공하면서 민간업체 사업 기회를 제한한다는 게 업계 주장이다.

발명진흥법에 따라 설립된 한국발명진흥회는 IP 거래 업무·특허자동평가시스템 'SMART3'를 개발·서비스하고 있다. 수출도 추진하고 있다. 이에 앞서 관련 소프트웨어(SW)를 개발한 국내 업체는 발명진흥회에 밀려 사업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

특허청 특허 출원 선행기술조사 전문 기관인 특허정보진흥센터는 다른 공공기관에서 발주하는 IP서비스 사업 입찰에서 앞서 나갔다. 특허정보 관리 전문 기관인 특허정보원은 민간 업체가 주로 활동하는 IP번역 시장에서 특허영문초록(KPA) 번역 등을 수행했다.

IP서비스업체 관계자는 “공공기관이 시장에 뛰어들고 영업을 강화하면서 민간이 경쟁하기 어려운 공룡으로 커 버린 상황”이라면서 “IP서비스 업체는 수익성 저하, 인력 유출을 겪고 있어 영세성을 면치 못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업계는 공공·민간의 역할 분담, 상생 환경 조성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한국지식재산서비스협회는 이런 내용을 포함한 IP서비스업 활성화 개선 과제를 특허청에 건의할 예정이다. 이성상 목원대 지식재산학과 교수는 “IP서비스 시장은 공공기관과 민간기업 경쟁 관점에서 보면 기울어진 운동장과 다름없다”면서 “서비스 품질이 좋은 공공기관이 수주하는 것이 당연할 수 있지만 민간 기업도 공생할 수 있는 여지를 줘야 한다”고 주문했다.

특허청 관계자는 “IP지식 산업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면서 “공공과 민간 서비스 기업 상생을 위한 제도 개선이 주된 내용”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공공기관이 보유한 데이터를 민간에 개방하고 인큐베이팅 기능도 강화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실태 조사는 IP출원·등록과 분쟁·소송 대리를 제외한 IP 서비스 분야 대상으로 매출을 집계했다. IP컨설팅, IP정보조사 자료 처리, 데이터베이스(DB) 구축·정보서비스업, IP번역 및 통역업, IP SW 개발 및 시스템 구축, IP 평가 등이 포함된다.


최호 정책기자 snoop@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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