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타 문턱' 낮춘다…기간도 1년 내로 단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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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정부서울청사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경제활력대책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예비타당성조사 제도 개편방안을 확정했다.

정부 예산이 투입되는 대형사업의 추진 여부를 결정짓는 예비타당성조사의 문턱이 낮아진다.

비수도권 사업은 '지역균형발전' 평가에서 종전보다 높은 가중치를 인정받아 예타 통과가 쉬워진다. 수도권 사업은 '지역균형발전' 평가가 제외돼 역차별이 해소된다. 재원을 확보한 사업은 별도 고려 대상으로 인정하기로 해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B노선 등 일부 사업의 예타 통과 가능성이 높아질 전망이다.

예타 조사기관으로 종전 한국개발연구원(KDI)·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에 조세재정연구원을 추가 지정한다. 평균 19개월 걸렸던 예타 기간은 1년 이내로 단축한다.

정부는 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경제활력대책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예비타당성조사 제도 개편방안'을 확정했다.

정부는 예타 제도를 도입(1999년)한지 20년이 지나 경제·사회 여건 변화를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 이번 개편방안을 마련했다.

예타 종합평가 기준을 수도권과 비수도권으로 이원화 한 것이 핵심이다.

예타 종합평가는 △경제성(가중치 35~50%) △정책성(25~40%) △지역균형발전(25~35%) 등 3개 항목으로 나눠 각각 가중치를 적용해 수행하고 있다. 그간 지방 낙후지역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다는 지적을 반영, 비수도권은 지역균형발전 평가 가중치를 강화(+5%P)하고 경제성 평가 가중치를 축소(­5%P)한다. 비수도권 지역균형발전 평가 시 지역낙후도는 종전 가·감점제에서 가점제로 변경한다.

수도권은 경제성(60~70%), 정책성(30~40%)만으로 평가한다. 그동안 지역균형발전에서 불리한 평가를 받았던 역차별 문제가 해소된다. 수도권 중 접경·도서, 농산어촌 지역은 비수도권으로 분류한다.

다만 지역균형발전 항목을 평가하지 않는 비(非)SOC 사업은 가중치를 현행대로 유지한다.

임영진 기재부 타당성심사과장은 “제도개편으로 대전, 대구, 부산, 광주 등 지방거점도시가 가장 큰 혜택을 받게 될 것”이라며 “그 다음은 비수도권, 기타 시·군 지역”이라고 말했다.

기재부는 제도개편으로 수도권 사업은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지역균형발전 평가가 제외돼 역차별이 해소됐고, 재원이 상당 부분 확보된 사업 등은 특수평가항목에서 별도 고려하기로 해 일부 수도권 사업의 수혜가 예상된다. 철로 주변 주민이 광역교통개선분담금을 낸 GTX-B 사업이 대표적이다.

종합평가 거버넌스도 개편한다. 종전에는 KDI 등 조사기관이 경제성 뿐 아니라 정책성, 지역균형발전을 포함한 종합평가까지 수행해 사실상 사업시행 여부를 결정했다는 지적이다. 앞으로는 기재부에 재정사업평가위원회를 설치하고 아래에 종합평가를 위한 분과위원회를 구성·운영한다.

예타 조사기관을 확대한다. 종전에는 SOC·건축 등 비(非)연구개발(R&D) 사업은 KDI가, R&D 사업은 KISTEP이 수행했다. 비R&D 분야를 담당할 전문기관으로 조세재정연구원을 추가 지정한다.

평균 19개월(2018년 기준)이 걸리는 예타 기간은 1년 이내로 단축한다. 여건변화 등으로 사업 재기획이 필요한 경우 철회·반려를 적극 허용하고, 예타 재요구 요건을 완화한다. 예타사업 신청 전 사업 주무부처의 사전준비 절차를 강화해 자료 요청·제출 시기를 단축한다.

홍 부총리는 “개편안에 따라 관련 지침을 최대한 신속히 개정, 즉시 적용 가능한 규정은 현재 조사 중인 사업부터 적용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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