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구 과기한림원장, "직무발명보상·이공계 병역특례 등 실제 현안 정책 제언 강화"

Photo Image

한민구 한국과학기술한림원장은 2일 “직무발명보상 관련 세액제도, 이공계 병역특례 등 과기계 현안 관련 정책 제언 기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한 원장은 이날 서울 정동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와닿지 않는 선언적 목표보다는 과기계 종사자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문제에 대한 의견을 모으고 제도 개선에 도움이 되는 제언을 펼치려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한 원장은 한림원 대표 정책토론 행사인 한림원탁토론회 등 플랫폼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18일 원탁토론회에 직무보상보상제도를 의제로 올린다.

그는 “연구자가 지식재산 보상금을 받으면 50%가량을 소유권이 있는 학교에 넘긴 뒤 다시 세금으로 30%가량을 납부한다”면서 “연구자가 직무발명보상금으로 1억원을 받아도 실제 손에 쥐는 것은 3000만원 정도에 불과한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우리나라 기술이전 액수가 미국 대학 하나에도 미치지 못하는 1000억원 규모에 머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면서 “직무발명보상금을 현행 사업 소득이 아닌 기타 소득으로 봐야 한다는 과기계 목소리가 높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무조건 직무보상 관련 세액 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찬성, 반대 논리를 고루 듣고 합리적 선택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한 원장은 또 “국방부가 산업기능요원, 전문연구요원 등 이공계 출신에게 부여하던 병역특례제도를 폐지키로 하면서 과학기술계는 물론 국가적 차원에서도 찬반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수도권 박사과정 학생이 '전문연구요원'을 준비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박사과정 1학년 시기에 전공보다 영어공부에 몰두하고 있는 실정으로 이러한 평가방식을 개선하기 위한 논의도 진행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 원장은 “연구자, 교수 등 정년으로 인해 일선에서 물러나는 고급인력 활용방안 마련도 고심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대학 교수가 65세에 정년을 맞지만 실제 62세가 되면 정년 준비에 들어간다”면서 “이들이 약 100억원 내외 연구비를 국가에서 지원받은 고급 인력임을 감안하면 아깝고 아쉬운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해외사례를 봐도 우리나라 인력이 훨씬 낮은 나이에 연구와 단절된다”면서 “이들이 강의, 기업 컨설팅 분야 등에서 경력을 살릴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 지명철회 배경이 된 부실학회 문제와 관련해선 “과거 부실학회 여부를 파악하지 못한 채 학회 참석하는 연구자가 많았다”면서 “연구 윤리 관련 전반에 관한 논의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한 원장은 올해 상반기 핵심 사업으로 △2019년 국제한림원연합회(IAP) 총회 및 콘퍼런스 △한림원탁토론회 개최 등을 꼽았다. IAP는 97개국 138개 한림원 연합회다. 국제사회 문제를 과학으로 해결하기 위해 조직한 국제 과학기술계 최고 기구로 3년마다 총회를 연다. 그동안 총회는 일본과 영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브라질 등에서 열렸다.

한 원장은 “IAP 총회 한국 개최는 국제과학기술계에서 우리나라 위상을 높일 기회”라며 “사업예산 투입 대비 효과가 매우 클 것”이라고 기대했다.

과기한림원은 국내 과학기술 원로가 모인 학술단체로 정회원수는 500명 이내로 제한하고 있다. 한편 한 원장은 지난해 6월 정회원 485명을 대상으로 치른 투표에서 원장으로 당선됐다. 임기는 올해 3월부터 3년이다.


최호 정책기자 snoop@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