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중소기업이 세계 최초로 유엔에 토종 보안 기술을 접목한 지문출입증 납품했다. 유엔 산하기관뿐만 아니라 유엔 본부 대상으로 대규모 시범 사업을 펼치고 있다. 올 하반기에 유엔 전체를 대상으로 한국 기술 기반의 지문출입증이 확대 사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보안 인증 전문 기업 유니셈의 자회사 한국스마트아이디(KSID)가 세계 최초로 유엔 지문출입증 상용화에 성공, 납품을 완료했다. 2017년 단독 사업자로 선정된 이후 토종 인증 기술 개발을 거쳐 최종 솔루션을 완성했다.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을 비롯해 30개 유엔 회원 기관에 우선 공급되며, 향후 5년 동안 세계 20만명의 유엔 직원들이 한국 기술을 탑재한 지문출입증을 발급받아 사용하게 된다.
KSID가 자체 기술로 만든 지문출입증은 물리적 카드와 컴퓨터 접속을 별도의 패스워드 없이 지문만으로 접속이 가능하도록 고안됐다. 한국 공인인증서 기술로 쓰인 공개키기반구조(PKI) 기술을 최초로 접목했다. 국제생체표준(FIDO)보다 상용화가 앞섰다.
배터리를 별도로 내장해 USB로 컴퓨터에 연결, 충전해서 사용할 수 있다.
김동수 KSID 대표는 “유엔 산하기관마다 사용하는 출입카드와 정보시스템 연동 방식이 달라 현재 환경 조사와 이를 연동하려는 준비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면서 “이번 납품과는 별도로 유엔 본부를 포함한 5개의 대형 시범 사업을 병행,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납품 사례는 유엔 본부가 아닌 산하기관 등이다. 유엔 지문출입 전체 표준을 주도하는 ISMM이라는 네트워크 표준 단체와 유엔 전체를 대상으로 표준안 제정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국내 중소기업이 유엔이라는 국제기관을 대상으로 비즈니스를 성사시켰다는 데 의미가 있다”면서 “더 나아가 전 세계 유엔 기구 전체를 한국 인증기술로 통합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설명했다.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 전 지역으로 한국 지문인증 기술을 탑재한 출입증을 통합, 운용하겠다는 것이다.
시범 사업이 끝나면 매년 국제표준을 만드는 ITU를 비롯한 30개 유엔 회원 기관이 한국 인증기술을 채택할 가능성이 있다. 세계 전자신분증 시장에 한국지문인증카드 기술을 알리는 효과가 기대된다.
향후 유엔은 유엔난민기구(UNHCR) 난민카드에도 이 기술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