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제약사가 세계 최대 암학회로 꼽히는 미국암학회(AACR)에 집결한다. 차세대 항암제로 주목 받는 '면역항암제' 임상 결과를 공개하면서 글로벌 시장 공략 준비에 속도를 낸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 유한양행, GC녹십자, 종근당, 제넥신 등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은 3일까지 미국 조지아주 애틀란타에서 열리는 미국암학회에 참가한다.
올해로 110회째를 맞는 미국암학회는 세계 120개국, 4만명 이상이 참가하는 세계 최대 암 관련 학회로 꼽힌다. 암 기초 연구, 메커니즘 규명부터 임상결과 공개까지 다양한 내용을 발표한다. 올해 학회에서는 40여개 구두발표를 포함한 170여개 임상 시험결과가 공개된다.
세계 최대 암학회인 만큼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22곳도 참가, 개발 현황을 공유한다. 세계 항암 분야 기업이 총출동하는데다 병원, 연구소 등 관련 기관 네트워크 등도 목적이다.
올해 국내 기업의 항암제 화두는 '면역항암제'다. 면역항암제는 암세포가 인체 면역체계를 피하지 못하게 하거나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더 잘 인식하도록 해 공격하게 만드는 물질이다. 인체 면역체계로 작용하기 때문에 기존 항암제 부작용이 상대적으로 적다. 현재 20조원 규모인 관련 시장은 2022년 91조원까지 커질 것으로 보이며 '차세대 항암제'로 주목 받는다.
한미약품은 이번 학회에서 국내 기업 중 가장 많은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특히 면역항암 분야는 아데노신 A2A 수용체 (A2AR) 저해제가 대표적이다. 초기 연구단계지만 동물실험에서 A2A 수용체 억제 효과를 확인했다. 급성골수성백혈병 후보물질인 HM43239 FLT3 억제기전과 내성극복·효능 성과도 다룬다.
유한양행은 합성신약 YH25248과 항체신약 YH29143 동물실험 등에서 면역관문억제제와 병용투여 시 효과를 발표한다. H25248은 선택적 PI3K 델타 억제제로, 암세포 성장을 늦춘다. 종근당은 경구용 항암제 'CKD-516' 임상 결과를 발표한다. CKD-516은 암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혈관을 파괴해 세포를 죽인다. 혈관 생성을 억제하는 기존 항암제보다 더 직접적이고 효과적으로 암을 치료할 것으로 기대한다. 이밖에 GC녹십자는 폐암 치료 후보물질 MG1124 항암효과를, 동아에스티는 면역항암제 전임상 단계를 공유한다.
AACR은 초기단계 연구성과 발표 자리인 만큼 국내 제약·바이오사에게 글로벌 동향을 파악하는 목적이 가장 크다. 매년 1월 개최하는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가 파트너링이 주목적이라면, AACR은 기업은 R&D 성과를 발표하는 자리로 향후 제약·바이오사 연구 방향·성과를 전망해 대규모 라이센스 아웃, 기술수출 등을 목표한다.
종근당은 “이번 암학회는 면역항암제뿐만 아니라 표적 항암제와 병용 임상 등 여러 갈래 연구 방향에 대한 전임상 결과를 발표하는 자리”라면서 “아직 초기단계인 만큼 국내 면역항암제 시장 진출을 목표로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성다교기자 dk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