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수출이 4개월 연속 감소하면서 1분기에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8.5% 줄었다. 전체 수출 20% 안팎을 차지하는 반도체가 주춤하면서 전체 실적에 영향을 끼쳤다. 지역별로는 30%를 차지하던 중국 수출이 줄어든 영향이 컸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달 수출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8.2% 줄어든 471억달러를 기록했다고 1일 밝혔다.
1분기 누적 수출은 1326억달러로 전분기 대비 14.5%, 작년 1분기 대비 8.5% 각각 줄었다.
최근 수출 부진은 12월부터 시작된 반도체 업황 부진 영향이 컸다.
반도체는 지난해 3월 단일 품목으로 처음 100억달러를 돌파했다. 5월 이후에도 7개월간 수출 100억달러를 넘어섰다. 그러나 작년 12월 88억달러로 큰 폭 하락한 후 1월 74억달러, 2월 67억달러로 하락세를 이어갔다. 3월에는 물량이 늘면서 90억달러를 기록했다. 1분기 반도체 수출은 작년 동기대비 21.3% 감소했다.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25.4%나 줄어든 것이다.
반도체 부진은 단가 하락이 영향을 미쳤다. D램 가격은 8GB기준 5.07달러로 전년 대비 44.0% 하락했다. 낸드플래시 역시 128GB 4.9달러로 27.9% 떨어졌다. 다만 3월 반도체 수출 물량이 늘면서 수출금액이 전월대비 회복된 점은 그나마 긍정적이다.
이 외에 디스플레이·기계·석유화학·자동차 등 주력 품목 수출 부진이 이어졌다.
디스플레이는 중국 생산 확대에 따른 패널 가격 하락과 휴대폰 성장세 정체로 수출이 줄었다.
중국 수출 비중이 가장 큰 산업용기계 생산은 경기 부진과 자국산 제품 선호 현상 등 영향으로 감소했다. 석유제품도 베트남·중국 등이 정제시설을 확충하면서 역내 경쟁이 심화됐고 중국 석유제품 수출쿼터 증가로 수출이 줄었다. 철강은 미국 등 주요국 수입규제 확산, 자동차는 조업일수 감소와 단종예정 차량 판매 감소로 수출이 감소했다.
반면 바이오헬스·이차전지 등 신수출 성장동력 품목은 호조를 보였다.
바이오헬스는 미국과 EU 등 선진 시장 바이오시밀러 처방 권고 정책과 중국 의약품 관세 인하 등으로 의약품 수출이 2개월 연속 증가했다. 이차전지, 전기차 플라스틱 제품도 수출 증가세를 나타냈다.
산업부는 수출 감소세가 다음달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수출 활력 제고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무역보험공사는 이날 시중은행과 양해각서(MOU)를 맺고 수출채권 조기현금화를 보증하는 수출채권 담보대출을 즉시 개시하고, 수출계약기반 특별보증을 오는 10일부터 시행한다.
수출 여건 악화에 따른 수출 중소·중견기업의 대출 축소 부담을 덜기 위해 수출자금 보증 건에 대해서는 1일부터 1년간 감액 없이 전액 연장해 주기로 결정했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지난달 4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수출활력 제고대책'이 빠른 시일 내에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무역금융〃해외전시회 등 단기 수출활력 제고와 수출 품목과 시장 다변화를 통한 중장기 수출 체질 개선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달 수입은 전년보다 6.7% 줄어든 418억달러를 기록했고, 무역수지 흑자는 52억달러에 달했다.
분기별 수출입 동향 (단위 억달러)
자료 산업통상자원부
반도체 수출 추이
자료 산업통상자원부
이경민 산업정책(세종)전문 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