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R 창립 50년을 맞아 진행된 기술 세미나에서 '미래 산업기술과 비전'에 대한 논의가 오갔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경제가 하강 국면에 들어섰지만, 기술 패권 경쟁은 심화됐다고 진단했다. 국내 시험·인증 산업도 관련 인프라를 선제적으로 구축하고 인력 양성도 구축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이동근 현대경제연구원장은 현재 글로벌 경기가 하강 국면에 있지만 글로벌 기업과 각국 기술 패권 경쟁이 도래했다고 진단했다. 이 원장은 △G2 무역전쟁 △금융긴축 △브렉시트 △중국 경기둔화 4가지 요인을 세계 경제 먹구름으로 꼽은 IMF 지적을 인용했다. 미국 경제는 산업경기 지표 상승세가 둔화되는 등 경기 둔화 가능성에 무게가 실릴 것으로 봤다. 유로존은 민간 소비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경제성장률이 1%로 둔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 경제는 불확실한 경기 전망이 이어지면서 추가 둔화 가능성이 제기되고, 일본 경제도 소비자물가 목표 2.0% 달성은 불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기술 패러다임은 급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원장은 “현재 진행중인 기술혁명 성패에 따라 기존 국가 간 위계가 재편되고 새 국제질서가 형성될 것”이라면서 “국가 안전보장과 첨단기술 보호, 글로벌 플랫폼 선점을 위해 정부와 기업이 다양한 수단을 동원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특히 AI 분야는 기술과 산업의 급격한 변화를 유도할 것이라는 진단도 나온다. 유응준 엔비디아코리아 대표는 AI가 슈퍼컴퓨팅과 금융, 로봇, 생리학, 유전체학, 의료영상, 게임 등 다방면 산업 분야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진단했다. 국가와 기업은 AI가 이끄는 산업 변혁에 대비해 AI 자산을 선제적으로 구축하는 등 AI 중심 전략을 고려해야 한다.
국내 시험·인증 산업도 이 같은 변화에 대비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국내 시험·인증 산업은 1990년대 이후 인증제도 증가로 양적으로 확대됐지만 여전히 내수 의존도가 높고, 기업 경제적 부담을 높이는 등 산업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강병구 고려대 교수는 “인증산업에서도 시장 논리를 바탕으로 한 자유경쟁이 이뤄지도록 정부 간여를 최소화해야 한다”며 “전문성 확보를 위한 시험·인증 인력 양성과 경쟁시장 진입을 위한 준비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