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미세먼지 사각지대 '디젤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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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젤버스가 승용차와 일반버스에 비해 미세먼지 배출량이 수십 배나 많은 데도 방치되고 있다. 전기자동차 보급 정책에서 제외되고, 마땅한 대안도 없다. 정부는 연간 4만대 전기차 보급계획을 발표했지만 정작 버스와 같은 대형차는 정책 밖으로 밀려났다. 그나마 도심형 압축천연가스(CNG) 버스를 전기차로 대체하는 정도에 머물러 있다. 정작 미세먼지 주범인 시외·고속·공항 좌석버스와 같은 장거리용 디젤버스는 속수무책이다. 운수업체에 따르면 약 71만대 디젤버스가 운행 중이다.

디젤버스 미세먼지 배출량은 이미 경고 수준을 넘어섰다. 환경부가 발표한 '경유버스 및 CNG버스 환경·경제성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CNG 버스가 1㎞를 주행할 때 배출하는 일산화탄소 양은 0.0587g인 반면에 디젤버스는 1.8㎏이다. 질소산화물은 CNG 버스 3.6g, 디젤버스 10.2g이다. 초미세먼지와 미세먼지 주된 원인인 질소산화물과 일산화탄소 배출량이 디젤버스가 CNG 버스보다 각각 3배, 30배나 많은 것이다. 이미 정부는 국회 본회의를 열고 액화석유가스(LPG)법 등 미세먼지 관련 3개법 개정을 의결했다. LPG 연료 사용 제한을 폐지해 일반인도 제한 없이 LPG차를 살 수 있게 조치했다. 그만큼 LPG가 디젤이나 화석연료에 비해 친환경 연료라고 판단한 것이다.

승용차는 대안을 찾았지만 문제는 대형 버스다. LPG는 버스에 적합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대형차에 유리한 수소 연료는 이제 보급을 시작하는 단계다.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최소 3년 이상은 필요하다. 그렇다고 디젤버스를 방치할 수는 없다. 결국 대안은 전기버스다. 물론 아직 과제는 있다. 전기버스에 지원하는 보조금은 저상버스 중심이다. 저상버스는 좌석 수가 적어서 장거리에 적합하지 않다. 보조금 정책 개선이 필요한 대목이다. 배터리 용량도 늘리고 충전 인프라도 갖춰야 한다. 걸림돌이 있지만 그래도 서둘러야 한다. 자칫 디젤버스 때문에 전기차 보급 정책이 반쪽에 머물지 않을까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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