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금호아시아나 그룹 회장이 그룹 경영에서 전격 퇴진했다. 29일 예정된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의 정기주총을 앞두고 최근 불거진 아시아나항공 한정 감사보고서 파문 등에 책임을 지겠다는 뜻이다.
금호아시아나 그룹은 28일 “박 회장이 현 사태에 책임을 지고 그룹 경영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박 회장이 최근 아시아나항공 감사보고서 사태에 대해 그룹 수장으로서 책임을 지고 그룹 회장직 및 아시아나항공, 금호산업 등 2개 계열사의 대표이사직과 등기이사직을 내려놓는다고 전했다.
박 회장은 27일 저녁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을 만나 아시아나항공의 금융시장 조기 신뢰 회복을 위해 산업은행에 협조를 요청했다고 그룹은 덧붙였다.
금호아시아나 그룹은 “대주주는 어떤 희생을 감수하더라도 아시아나항공의 조기 경영 정상화를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계획”이라며 “당분간 이원태 부회장을 중심으로 그룹 비상 경영위원회 체제를 운영해 그룹의 경영 공백이 없도록 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를 위해 금호아시아나 그룹은 빠른 시일 내 명망 있는 외부 인사를 그룹 회장으로 영입할 계획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박삼구 회장이 대주주로서 그동안 야기됐던 혼란에 대해 평소의 지론과 같이 책임을 회피하지 않는 차원에서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금호고속-금호산업-아시아나항공-아시아나IDT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 중 그룹 전체 연간 매출 60%를 차지하는 아시아나항공의 회계감사 보고서가 지난 22일 '한정' 의견으로 제출됨에 따라 25일부터 관리종목으로 지정됐고, 금호산업도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며 주식거래가 정지됐다.
박 회장은 28일 임직원들에게 메일을 통해 “오늘 저는 그룹 회장직에서 물러납니다”라며 “아시아나항공의 2018년 감사보고서 관련, 그룹이 어려움에 처하게 된 책임을 통감하고 그 책임을 다하기 위한 결정입니다”라고 말했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