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가 있는 곳에 기업이 따라갑니다. 하지만 서울대학교 인재는 학교가 위치한 관악구를 떠나 판교 등 다른 지역으로 갑니다. 이제 서울대와 함께 첨단산업이 숨 쉬는 관악구를 만들겠습니다.”
박준희 서울시 관악구청장은 서울대와 함께 '낙성벤처밸리'를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대 후문부터 낙성대 일대에 벤처기업을 육성한다. 서울대생이 졸업 후에도 지역에 머물면서 일하고, 창업하는 환경을 만든다.
박 구청장은 “스탠퍼드대 주변에는 실리콘밸리, 중국 칭화대 근처에는 중관춘이 있지만 서울대 근처는 그렇지 못하다”고 아쉬워했다. 그는 “대한민국 최고 대학인 서울대는 장벽이 너무 높아 지역사회와 별개로 존재 한다”며 “이제 벽을 허물고 세계로 함께 나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동안 관악구와 서울대가 손잡고 낙성벤처밸리를 조성하자는 주장은 오래전부터 나왔지만 실행에 옮겨지지 않았다. 양측 협의 과정이 녹록지 않았다. 서울대 후문부터 낙성대 일대는 공원부지가 많아 현실적으로 개발에 제한도 많았다.
박 구청장은 이번만큼은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오세정 신임 서울대 총장과 낙성벤처밸리 조성에 대한 뜻이 잘 맞으며, 만나서 이 문제에 대해서 몇 번 의논했다”고 말했다.
서울대 인근 공원 해지 문제 또한 해결할 것이라고 했다. 고층 건물을 지으려면 서울시가 공원 부지를 해제해야 한다. 그는 “특단 조치가 필요한 사안이지만 시의원과 도시계획심의위원도 거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해결해 나가겠다”고 자신했다.
그는 이미 계획을 실행에 옮기고 있다고 밝혔다. 다음달 서울대와 함께 낙성벤처밸리 육성을 중심으로 한 양해각서(MOU)를 교환한다. 관악구청 과장급으로 이뤄진 태스크포스(TF)도 구성했다. 앞서 박 구청장은 낙성벤처밸리 육성을 위해 직접 실리콘밸리와 중관춘을 방문하기도 했다.
박 구청장은 이를 통해 관악구 경제를 살릴 계획이다. 자신을 '경제구청장'이라고 소개한 그는 “경제를 살리지 못하면 결국 민심을 얻을 수 없다”며 “모든 역량을 다해 낙성벤처밸리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경제중심으로 행정조직을 개편하고, 외부 공모사업을 적극적으로 유치하는 등 구의 모든 역량을 경제 활성화에 집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 구청장은 “관악구민이 가장 바라는 것은 더 잘 먹고, 더 잘 사는 것이기 때문에 구정의 모든 역량을 집중해 관악 경제를 반드시 살리겠다”며 “국내 최고 서울대를 중심으로 낙성벤처밸리를 육성 하겠다”고 거듭 의지를 피력했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