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은 질병인가?]<2>계속되는 게임 포비아...8만 종사자는 '죄인' 멍에

“게임이 마약이라더니, 이제 정신질환 유발까지 책임지게 생겼네요.”

대형 게임사에 다니는 학부모 A씨는 “게임사 다닌다고 하면 '우리 애가 게임을 너무 한다'는 푸념을 듣기 일쑤”라면서 “어떤 게임하는지 물어보면 대부분 게임명도 알지 못 한다”고 푸념했다. 아이들이 컴퓨터, 스마트폰 앞에만 앉아 있는 것만으로 게임이 집중포화를 맞는다는 불만이다.

게임 질병화 이슈가 수면 위로 떠오르며 산업 종사자는 다시 위축됐다. 셧다운제, 중독법 논란에 이어 10년째 잔혹사가 이어진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이던 2017년 '디지털경제 국가전략 대선후보 초청 포럼'에서 “게임을 마치 마약처럼 보는 선입관이나 편견이 달라져야 한다”면서 “게임산업이나 e스포츠는 우리나라가 세계 최강국이었는데 부정적 인식 속에 중국에 추월당하고, 이제 선도적 위치를 자부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강조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대선후보가 부정적인 인식을 공개 언급할 정도로 우리나라에서 게임산업에 대한 편견이 뿌리 깊다”면서 “질병화 논의는 이런 부정적 인식을 극대화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대통령까지 나서 부정적 인식 타파를 언급했지만 게임을 향한 사회 지도층과 일부 정신과 의사의 삐딱한 시선은 바뀌지 않고 있다.

2018년 대한민국게임백서에 따르면 2017년 기준 국내 게임산업 종사자는 8만1932명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4인 가족을 기준으로 하면 최소 30만명 이상이 게임산업 종사자를 가족으로 두고 있다”면서 “정부 고위 관료나 전문가는 게임생태계에 대한 책임감을 갖고 발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신철 한국게임산업협회장은 “게임은 예전부터 부정적인 인식에 시달려온 대표 산업이지만 첨단 정보통신기술이 접목된 지식집약산업이기도 하다”면서 “대한민국 문화콘텐츠 수출의 절반 이상을 책임지며 실제 한류를 이끌어온 게임산업이 위축되면 부가가치 창출 면에서도 막대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강 회장은 “장기적으로 우수 인재 유입이 막혀 글로벌 경쟁에서도 낙오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극히 일부 부정적인 사례를 들어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표>한국 게임산업 종사자 추이. 출처:한국콘텐츠진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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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일산 백신고등학교 정예준 학생이 2013년 서울 세종로 광화문광장에서 게임 산업 규제 법안 발의에 항의하며 1인 시위를 하고 있다.윤성혁기자 shyoon@etnews.com
[게임은 질병인가?]<2>계속되는 게임 포비아...8만 종사자는 '죄인' 멍에

김시소 게임/인터넷 전문기자 sis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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