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미·중 무역협상이 타결되더라도 대중 무역 관세를 상당기간 유지하는 것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무역 협상이 타결돼도 실제 관세철회까지 유예기간을 둘 수 있다는 걸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이 합의사항을 준수하겠다는 확신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관세철회 발효 시점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합의하면 즉시 관세를 해제할 것인가”라는 기자 질문에 “우리는 관세를 없애는 것에 대해 논의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이어 “상당 기간 유지하는 것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왜냐하면 중국과의 합의가 이뤄질 경우 중국이 그 합의 내용을 준수할 것이라는 걸 담보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 발언은 다음주 중국에서 진행될 후속 무역 협상을 앞두고 이뤄진 것이다. 협상에 대해서는 낙관론을 유지했다. 그는 “협상은 잘 돼가고 있다”고 전제하고 “우리 협상팀 책임자들이 이번 주말 추가 협상을 진전시키기 위해 그곳(중국)에 간다”고 전했다.
현재 (중국으로부터) 관세로 수십억 달러를 끌어들이고 있으며, 일정 기간 유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미 언론은 미·중 간 무역 휴전이 조만간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미국의 관세철회로 귀결될 것이라는 전망을 불투명하게 하는 발언이라고 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일부 미 당국자들은 중국이 무역 협상 과정에서 반발하는 데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중국 측이 재산권 관련 정책 개정에 합의한 후에도 트럼프 행정부로부터 관세철회 확약을 받지 못해 강경한 입장으로 돌아섰다는 것이다.
미·중은 다음 주 베이징에서 고위급 무역협상을 벌인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이번 주말 중국을 방문한다. 트럼프 행정부는 3월 1일 이후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대폭 올린다는 입장이었지만, 일단 관세인상을 보류하고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무역협상 타결이 지체되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 정상회담 일정도 연쇄적으로 늦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문보경 정책 전문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