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가 이달 28일 열리는 '2019 서울모터쇼'에 '텔루라이드'를 내놓고 국내 출시를 최종 타진한다. 텔루라이드는 기아차가 국내 판매를 고심 중인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차는 지난달 미국에서 출시한 텔루라이드 양산형 모델을 서울모터쇼에 전시하고 시장 반응을 살필 계획이다. 2016 부산모터쇼에 텔루라이드 콘셉트 모델을 소개한 이후 양산형 모델을 국내에 선보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당초 텔루라이드는 북미 전용 모델로 개발됐으나, 국내에서 대형 SUV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소비자 출시 요구도 높아지는 상황이다. 기아차 내부에서도 텔루라이드 국내 출시를 두고 여러 방안을 검토 중이다.
특히 기아차 영업 부문은 현대차 '팰리세이드'가 출시된 이후 상대적으로 '쏘렌토' '모하비' 등 기아차 SUV 판매가 크게 하락하면서 텔루라이드 국내 출시를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반면 재무와 생산 부문 등은 텔루라이드 수입 판매나 국내 생산을 현실적으로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앞서 기아차는 텔루라이드를 북미 등 해외 전략형으로 육성하고, 국내에 모하비 신형 모델을 투입하는 투트랙 전략을 계획했다. 이 때문에 텔루라이드는 기획 단계부터 북미 소비자 취향을 고려해 큰 차체에 가솔린 엔진만을 탑재해 개발했다.
텔루라이드는 박스형 차체에 아웃도어 이미지를 강조했다. 차체는 전장 5000㎜, 축간거리 2900㎜를 바탕으로 최대 8명이 탑승할 수 있다. 파워트레인은 3.8ℓ 가솔린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를 얹어 최고출력 295마력을 발휘한다. 미국 현지 가격은 3만1690달러(약 3500만원)에서 4만3490달러(약 4800만원) 수준이다. 지난달 기아차 미국 조지아 공장에서 4630대를 처음 생산했다.
그러나 동일한 플랫폼을 사용해 개발한 팰리세이드가 기대 이상 판매 돌풍을 일으키자 기아차는 텔루라이드를 국내에 출시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다만 신형 모하비가 하반기 출시를 예고한 만큼 충분한 검토를 거쳐 텔루라이드 최종 출시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기아차가 텔루라이드 국내에 판매하려면 여러 난관을 극복해야 한다. 먼저 텔루라이드는 개발 과정에서 가솔린 엔진만을 탑재하도록 해 디젤 엔진을 준비하지 않았고, 차체 크기나 사양 등도 국내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했다. 내수용을 별도 개발하려면 엔진 개발과 생산라인 설치 등 추가 비용 문제가 커진다.
국내 생산이 이뤄지더라도 생산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다. 이미 기아차 미국 조지아 공장에서 텔루라이드를 전담 생산하고 있고, 일부 중동 국가로 수출도 시작했다. 연간 생산 목표는 5만5000대에 달한다. 국내에서 추가 생산할 경우 내수용 외에 수출 물량이 충분치 않을 수 있다. 아울러 이미 하반기 출시를 확정 지은 신형 모바히와 판매 간섭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일선 영업 현장에서 텔루라이드에 대한 출시 요구가 커지고 있는 것은 맞지만, 일각에서 제기하는 국내 출시는 전혀 확정된 사안이 아니다”고 말했다.
정치연 자동차 전문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