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사드보복 장기화에 中 철수 돌입…동남아 공략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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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롯데마트 매장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중국 경제 보복 조치가 2년 넘게 계속되자 롯데그룹 중국 탈출이 계속되고 있다. 2017년 사드 부지를 제공한 뒤 불매운동 등 계속된 보복으로 현지 사업이 지속 악화됐기 때문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중국 내 마트, 백화점 사업을 접은 데 이어 식품제조사업 또한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롯데그룹 측은 “구체적으로 결정되지 않았지만 합병·매각·폐업 등 다양한 사업 정리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은 맞다”고 밝혔다.

1994년 롯데제과를 시작으로 중국 사업을 시작한 롯데는 이후 유통·화학·관광 등 20여개 계열사를 중국에 진출시켰다. 하지만 사드 보복 여파로 대부분 사업에서 경제적 손실을 보고 있다. 롯데마트는 2017년에만 1조2000억원(추산치) 매출 피해를 보자 112개 마트 모두 매각·폐점, 지난해 9월 완전 철수했다. 롯데홈쇼핑은 5곳에서 사업을 이어왔으나 모두 매각하고 충칭 지역 1곳만 남겨 놓고 있다.

롯데그룹은 백화점 사업 중단도 검토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중국 톈진에 남은 마지막 지점인 톈진문화센터점 영업을 이달 말 중단한다. 롯데백화점 톈진동마루점도 지난해 12월 문을 닫아 중국에는 산둥성 웨이하이와 쓰촨성 청두, 랴오닝성 선양 세 곳만 남게 됐다.

중국 '공장 매각'도 진행된다. 롯데제과는 초코파이와 껌 등을 생산하는 베이징 공장(롯데차이나푸드)과 초콜릿 공장(롯데상하이식품)을, 롯데칠성음료는 허난성 뤄허에 있는 음료수 생산 공장(롯데오더리음료)과 베이징 음료 공장(롯데화방음료) 등 총 4곳을 매물로 내놨다.

다만 롯데그룹은 이들 공장을 매각하더라도 식품제조 사업의 완전한 철수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사드보복 이후 정상 운영이 되지 않는 공장 일부를 정리한 뒤 나머지 공장은 계속 운영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롯데칠성음료는 2005년 10월 북경후아방식품유한공사를 1200만달러에 인수하면서 중국 내 현지법인을 설립했다. 이후 약 950억원을 투자했지만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롯데제과 역시 1995년 중국 시장에 진출한 이후 성장했으나 사드 여파로 직격탄을 맞았다.

2008년부터 3조원을 쏟아 부은 선양 롯데타운 프로젝트도 표류하고 있다. 선양 롯데타운 프로젝트는 중국 랴오닝성 선양에 연면적 145만㎡로 쇼핑몰, 테마파크, 호텔, 아파트를 아우르는 초대형 복합단지를 짓는 사업이다.

롯데가 인도와 동남아 등으로 시장을 넓히는 남방정책을 강화한다는 의지도 반영됐다. 롯데제과는 지난 1월 말 미얀마 제빵업체 '메이슨' 인수식을 갖고 새로운 제과사업 개시를 공식화했다. 2007년 베트남에 이은 두 번째 동남아 진출 케이스다. 현지에 3개 공장을 운영하는 메이슨은 양산빵 및 비스킷·파이(케이크) 등을 생산하고 있으며,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베트남에 14개 점포를 출점한 롯데마트는 올해 20개, 2020년 87개까지 점포를 늘릴 계획이다. 롯데마트는 베트남에서 2015년 이후 연평균 12.3% 신장해 지난해에는 순매출액만 3430억원에 달한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않는 공장을 매각해 사업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검토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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