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해 발표한 '유턴기업 종합지원대책'이 국회에 발목 잡혔다. 관련 법률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되면서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도 지연되고 있다. 개정안이 통과되더라도 최소 3개월간 유예 기간을 거쳐야 한다. 기업들의 국내 투자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유턴법 개정안이 시급히 통과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13일 국회와 정부에 따르면 유턴기업 종합지원대책을 지원하기 위한 '해외진출기업의 국내복귀 지원에 관한 법률(유턴법)' 개정안이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윈회 문턱을 넘기지 못하고 있다.
지난 12일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유턴법 개정안이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법안소위에 회부됐지만, 이달 안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와 본회의에 도달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정부 관계자는 “유턴법 개정안은 해당 소위 심사에 들어가지 않고, LPG와 미세먼지 관련 법안만 심사한다”며 “4월에서나 유턴법 개정안 논의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은 유턴법에서 국내 복귀기업에 대한 인정범위를 현행 '제조업'에서 '지식서비스산업'까지 확대하는 내용을 담았다. 아울러 국·공유지 임대기간 연장 및 임대료율 감면, 매각 등과 관련 지원을 확대하도록 법안을 정비했다. 지난해 11월 산업부와 관계부처가 발표한 유턴기업 종합지원대책을 지원하는 핵심 내용을 담았다.
정부는 지난해 유턴기업 종합지원대책을 내놓으면서 기업 국내 복귀를 유인할만한 요건을 대폭 강화했다. 유턴기업 대상 업종을 확대하고, 지방에 투자하는 유턴기업에 제공하는 입지·설비 보조금을 대기업에도 제공하는 등 인센티브도 대폭 넓혔다. 2013년 제정된 유턴법 성과가 제한적이라는 평가에 따라 해외에 진출 기업을 국내로 끌어들이기 위한 유인책을 확대한 것이 핵심이다.
하지만 유턴법 개정안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종합대책도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유턴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돼야 관련 시행령·시행규칙도 바꿀 수 있다. 해외 사업장 축소 요건을 기존 50%에서 25%로 완화하고, 지원 절차와 신청 기한을 간소화하는 등 행정적인 부분도 아직 실현되지 못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유턴법 개정안이 시행돼야 할 수 있는 유턴 기업 업종 확대 등 조항은 시행하지 못하고 있다”며 “유턴법 개정안이 통과돼야 관련 시행령과 시행규칙을 바꾸는 작업도 시작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해외 투자 기업의 국내 유턴은 여전히 지지부진하다. 산업부에 따르면 올 3월 기준 유턴법 지원을 받은 국내 기업은 54곳이다. 올해 3개 기업이 국내 복귀를 결정했지만 대기업은 하나도 없다.
정부는 개정안 통과 이후 3~6개월 유예 기간을 둘 방침이다. 이에 따라 개정안 시행이 상반기를 넘기면 온전한 대책 시행은 내년으로 넘어갈 여지가 크다.
산업부 관계자는 “개정안이 시행되더라도 3개월 이상 유예 기간을 거쳐서 시행령과 시행규칙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
